FT "환율 개입 나설 가능성 있지만 한계 명확...과거 개입 실패 상처 커"

브렉시트, 즉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가 발생할 경우, 영란은행이 쓸 수 있는 통화정책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올 1분기 인플레이션보고서에서 '파운드화'라는 단어는 무려 92번이나 언급되었다. 그만큼 파운드화 가치가 가장 큰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영란은행은 “작년 11월 이후로 파운드화 가치가 9%나 하락한 것 중 절반의 이유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파운드화가치는 아마도 급격하게 평가절하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영란은행은 강조했다.

FT는 “영란은행이 현재 표현하고 있는 이러한 생각들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영란은행 총재인 마크 카니는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투표 결과가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된다면 파운드가치가 잠재적으로 얼마나 하락하게 될 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지만, 대부분의 은행 전략가들은 파운드가치가 15~20% 더 추락할 것이라는 것이 타당한 가이던스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이어 “더욱 더 관심이 가는 대목은 영란은행이 브렉시트 발생 시 파운드에 무슨 조치를 가하게 될 것이냐가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시 수많은 구실이 발생할 것인 만큼 영란은행의 조치가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FT는 “6월 23일 영국 국민 투표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러한 영향의 지속기간,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빠져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 파운드의 하락 속도 등이 중점 체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영란은행이 1992년의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 이후로 전혀 하지 않았던 환율 개입을 고려할 것인가 여부가 가장 큰 눈길을 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FT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전락가들은 (환율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노무라(Nomura) 측은 “브렉시트로 인해 파운드의 교역가중가치가 10~15% 추락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파운드가 엄청나게 하락한다면 영란은행의 개입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는 게 FT의 전언이다.

FT는 그러나 “영란은행의 환율 개입은 명백한 한계점을 지닐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환율 조작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데다 과거 환율 개입에서 큰 실패를 경험한 것이 이같은 전망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실제로 영란은행이 지난 1992년 검은 수요일 당시 환율 개입에 나섰다가 대실패를 경험했는데 이것이 브렉시트 시 환율 개입을 제약케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다만 “영란은행은 브렉시트 이후에 취약해진 영국 경제를 부양하고 잠재적으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통화정책에 대해 고민은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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