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 경제지표 호전에도 국채금리 못 오르는 건 해외 요인 때문"

미국의 국채 수익률(금리)이 유로존,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해 왜곡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경우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데도 국채금리가 오르기는커녕 다른 나라들의 방해로 제대로 된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미국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규모 해외 자금이 미국 국채의 수익률 곡선을 평탄하게 만들고 있다.

다시 말해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전되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1.3%나 증가한 데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도 2.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 상승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호전되면 돈 씀씀이도 커져 금리도 오르는 게 상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미국 국채금리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와 관련, WSJ은 “최근 해외에서의 자금 유출 및 마이너스 금리는 미국 장기채 수익률마저 하락토록 압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 측정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이날 미국 2년물 국채가 아닌 미국 10년물 국채 보유에 따른 투자자들이 수취할 수 있는 프리미엄으로 측정되는 ‘수익률 곡선’이 0.94%포인트로 하락하며 지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스프레드(이러한 격차)는 1.65% 포인트에 달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미국의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은 미국 경제가 크게 어려울 때나 나타났던 현상”이라며 “실제로 금융위기 발생 바로 직전인 지난 2007년 6월, 그리고 2001년 경제 성장이 둔화되기 직전인 2000년 12월에 미국에서 각각 발생했었다”고 덧붙였다.

즉, WSJ의 설명에 의하면 지금 미국의 경제 지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데도 위기 때처럼 국채 수익률이 평탄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다수의 미국 투자자들은 최근 1.75%의 수익률을 보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저평가 된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지만 유럽의 투자자들, 그리고 일본 등 다른 지역의 투자자들은 자국의 국채(장기채) 수익률이 미국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 10년물 국채의 대규모 매수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현재 마이너스 금리를 보인 국채 규모는 전 세계에서 총 9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도이치뱅크 증권의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해외에서의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왜곡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연초에 불거졌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달간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하지 못했는데 이는 다름아닌 외국자본에 의한 충격 신호로 여겨진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WSJ은 “미국 소매판매와 소비자 심리 지표가 강세를 보이고 2분기 경제 성장률이 2.5%를 달성할 것이라는 애틀란타 연은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오르기는커녕 약간 하락했다”면서 “경제지표가 강세로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국채 수익률은 상승해야 마땅한데, 미국에서는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대체로 경제지표가 호전될 경우 빠른 성장 추세는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지금 미국의 경우 경제지표 호전에도 국채금리가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