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세계 경제 3대 쇼크 우려...갈길 바쁜 한국경제 또 위협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계절은 여름을 향해 내달리고 있지만 한국의 체감경제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정부는 가계 부채와의 전쟁을 벌이는 동시에 한계 기업 및 한계산업 구조조정을 미룬 탓에 ‘부실기업 늑장 구조조정’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수출은 아직도 ‘두 자리 수’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를 넘어선 청년 실업률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리는 작업도 이젠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글로벌 상황은 여전히 위험천만한 요소들로 즐비하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에게 더 큰 시련과 인내를 강요하는 악성 변수가 여기저기서 새로 불거지고 있다. 올 여름에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심각한 공포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진단이 또다시 대두돼 대외 여건 개선을 학수고대하는 한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발표된 BoA메릴린치의 펀드매니저 대상 서베이 결과가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6190억 달러나 되는 엄청난 자산을 운용하는 BoA메릴린치는 매월 200여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서베이를 심도있게 실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oA 메릴린치가 최근에도 205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월간 서베이를 벌였는데 그 내용이 살벌하다. 서베이에서 펀드매니저들은 올 서머 시즌은 “충격의 여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펀드매니저들은 서베이에서 올 여름엔 ‘3대 쇼크’가 세계 경제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움직임과 중국의 부채팽창으로 인한 또 다른 위안화 평가절하 위험, 그리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실패 우려 등이 그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그러면서 “이번 여름에는 이들 대형 쇼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연준) 위원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연준 위원들은 최근 공개된 4월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에서 “미국 경제가 개선될 경우 6월 금리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위원은 “영국의 브렉시트 위협과 중국의 위안화가치 추락 위협은 여전히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 전문가가 예견하는 ‘올 여름의 글로벌 쇼크 우려’는 한국에게도 커다란 경고음을 안겨주고 있다. 늑장 구조조정으로 갈 길 바쁜 한국에게 글로벌 리스크 요인까지 더해져 한국경제를 더 가파른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케 하고 있다.

전경련은 한국 내 주요 10개 업종 가운데 무려 9개 업종에서 과잉생산이 일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선 더욱 더 심오하고 광범위한 구조조정 몇 구조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상가상 글로벌 투자기관인 슈로더가 중국과 유럽에게 경고했다. 슈로더는 부채에 시달리면서도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중국과 유럽일각을 겨냥해 “일본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일본경제처럼 일본병에 멍들 수도 있다고 슈로더는 덧붙였다. 과거의 일본에 대해서는 “좀비기업이 늘어나는데도 보수주의적인 정치 색채 때문에 제때 신속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한 것이 일본병을 유발시키며 일본 경제를 망치게 했다”고 회고했다.

이런 우려는 한국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한국 역시 가계부채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은행대출을 까다롭게 하자 이젠 제 2금융권 여신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도 쏟아진다. 한국 역시 국책은행이 빌려준 대기업 여신의 12%가 한계기업에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이 안고 있는 이 모든 문제를 제때 해소시키지 못할 경우 과거 일본처럼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세계 경제가 여러 대형 위험에 빠져들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루빨리 한국경제의 곪은 부분을 도려 내고 기초체력을 다시 강화시키는 일이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새 먹거리 산업 창출에 힘쓰면서 한국의 경제체질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이 어려운 시기에 한국경제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결코 잊어선 안될 것이다. 부실을 서둘러 제거하는 ‘정면돌파’ 만이 한국경제를 다시 부강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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