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악성부채 해소 위해 '부채 vs 자기자본 스왑' 프로젝트 가동

중국 당국이 은행권 악성대출과의 전쟁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하지만 은행들로 하여금 은행 빚을 갚을 수 없는 기업들의 주주가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은행 건전성을 해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3일(한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은 자국 은행 시스템에서 악성대출에 대한 전쟁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2개월 동안에만 ‘국영기업의 부채 vs 자기자본 스왑 규모’가 자그마치 1000억 달러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윈드 인포메이션(Wind Information)의 데이터에 따르면, 은행들이 부채를 상각하고 병든 기업들의 악성 채무를 자기자본으로 교환하게 만드는 정부 주도 프로그램의 규모(가치)가 3월 초 1200억 달러에서 4월 말엔 2200억 달러 이상으로 솟구쳤다.

FT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금융 시스템을 재자본화 하는데 있어 얼마나 더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악성대출이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FT는 또한 “일부 전망에 따르면 악성대출 비중이 19%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작년에 시작된 '부채 vs 채권 스왑'과 관련해 최근에 발표된 지표들은 교묘한 방식의 구제금융(bail-out)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S&P 글로벌 레이팅즈(S&P Global Ratings)의 베이징 지사 금융기관 평가팀의 총괄 책임자인 라오 퀴앙은 “부실 기업에 대한 정부 주도의 재자본화가 이미 이례적인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언론들은 “2015년에만 ‘부채 vs 채권 스왑’이 4조 위안(6120억 달러)까지 승인되었다”면서 “부채-채권 스왑으로 국가 통제를 받는 은행들의 단기대출이 지방 정부와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의 만기를 훨씬 더 늘려주는 채권으로 교환됐다”고 전하고 있다.

FT는 “부채 vs 채권 스왑 프로그램은 지방채 시장이 부재한 가운데 공공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은행대출을 받도록 강요받은 지방 정부의 압박을 완화시켰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전했다.

FT는 하지만 '부채 vs 자기자본 스왑 프로젝트'는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을 덜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강제력을 동원해 은행들로 하여금 '대출을 갚을 수 없는 기업들의 주주가 되도록 하는 것'은 올해 (은행의) 이익에 추가로 하락 압박을 주게 될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퀴앙은 “ '부채 vs 자기자본 스왑 프로그램'은 중국 당국의 악성 대출에 대한 전쟁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은행의 안정성을 보강하지 않고 오히려 약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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