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세 인상 연기 이후 108엔대로 하락 지속, 니케이지수는 2% 넘게 떨어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엔화환율의 하락은 1일에 이어 2일 아시아 시장에서도 지속돼 108엔대로 내려갔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2일 오후 1시10분 현재 1달러당 108.98엔으로 전날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51% 하락했다. 엔화환율은 1일 하루 동안 110.83엔에서 109.48엔으로 떨어지는 대폭락을 보였다.

도쿄 바클레이즈의 외환전문가인 가도타 신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급락의 원인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안전통화에 대한 선호도 증가, 둘째는 그동안 달러 절상이 급격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 연기만 발표하고 뚜렷한 부양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엔화와 같은 안전통화에 대한 선호도를 높인 것은 소비세 인상 연기와 함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브렉시트)이다.

그러나 1일의 환율 변동 그래프를 보면 엔화환율 급락의 주요인이 무엇인지 뚜렷해진다.

오전 중 전날의 110.73엔에서 소폭 하락한 110.50엔 수준을 유지하던 엔화환율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12~1시 무렵 수직으로 떨어져 110.00엔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의 소비세 인상 연기가 외환시장에 전해졌을 때다.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면 일본의 재정이 개선되지 못해 엔화가치 하락, 즉 엔화환율 상승을 초래한다는 것이 원론적 해석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본이 소비세 인상을 연기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다는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받아들였다.

일본의 실패는 아시아 최대 우량 경제의 실패가 되고 역내 불안의 증폭이 된다. 불안에 대처하는 투자자들의 방식은 최대 안전 통화에 집중하는 것이어서 엔화가 절상되고 있는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엔화환율 하락을 일본 주식시장이 견딜 재간은 없다. 니케이지수는 현재 2.37%의 큰 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 이어 소비세 인상 연기까지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이 무엇을 해도 결과는 엔화환율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과만 보면 환율 조작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크게 해소될 수 있는 모양새다. 일본의 의도는 정반대였을지 몰라도.

소비세 인상 연기에 따른 환율변동은 엔화에 집중되지만, 브렉시트 우려는 파운드를 중심으로 엔화와 유로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파운드환율은 1파운드당 1.4429달러로 전날보다는 0.09% 상승했다. 일단 아시아 시장에서는 브렉시트 우려에서 잠시 벗어나고 있다.

유로환율은 1.1205 달러로 0.1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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