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등 5개국, 유가 100달러대로 뛰어야 기운 낼 듯

나이지리아와 베네수엘라, 이라크, 리비아, 알제리 등 이른바 OPEC 내 취약한 5개국 입장에서 볼 때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회복됐다고 해서 반가워할 수준이 전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사우디의 감산 또는 동결 의지가 강하지 않은 가운데 2일(이하 유럽시각) 열릴 OPEC 회의에서 이들 취약한 5개국은 ‘OPEC 회원국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정책’이 마련되길 학수고대하는 것으로 전해져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에도 사우디로부터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 가운데 걸프만에 위치한 국가들은 국제유가가 50달러 수준으로 되돌아온 것에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보다 위기에 직면해 있는 취약한 OPEC 국가들에게 있어서 현재의 유가는 거의 견딜 수 없이 낮은 수준이다.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재정 위기는 전력 감축, 전력 부족,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도록 만들었고 나이지리아의 원유생산량은 무장세력들의 공격으로 인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정치적 위기 및 안보 위기는 이라크 전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인 안토니오 델 피노는 2일 개최될 OPEC 회의에 앞서 비엔나에 도착해 “베네수엘라는 디폴트 상태에 몰리지 않을 것이지만, 국가 내 모든 경제주체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위기에 봉착한 원유시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전을 겪고 있는 리비아와 경제적으로 위기에 직면한 알제리아를 포함해 OPEC 회원국 가운데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은 몇몇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취약 5개국’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이들에게 있어서 현재의 유가 수준은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 없다.

현재의 유가 수준은 이들 국가에게 있어서 경제활동의 중단을 회복시킬 정도로 높지도 않은 수준이다. 아울러 그렇다고 해서 전 세계 대형 원유 생산자들과 협업해 특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기에는 낮지 않은 수준이다.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이자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기업의 회장인 Emmanuel Ibe Kachikwu는 “나이지리아는 현재 국가가 거둬들일 수 있는 모든 달러를 필요로 한다”면서 “비록 원유시장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회원국들 간에 협조를 통해 유가 상승 속도를 가속화시킬 필요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유가 수준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붕괴한 가운데 원유 생산과 관련된 정책에 있어서 합의를 맺지 못하는 OPEC의 능력 부족은 현금이 필요한 OPEC 국가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재정 기반이 탄탄한 걸프만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에게 있어서, 사우디 주도의 고비용 생산자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정책은 비 OPEC 국가들의 원유 감산으로 그 정당성이 입증됐는데, 여기에는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지역이 포함된다.

한편 유가는 지난 1월에 배럴당 30달러를 밑돌고 난 뒤, 계속해서 랠리를 보여왔다.

UAE 석유장관이자 사실상 OPEC을 이끌어가는 사우디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수하일 알-마즈루이는 지난 31일 비엔나에 도착해 정책 경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내비쳤다.

그는 “시장의 규칙인 수요와 공급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시장은 스스로 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관료들은 재정이 취약한 몇몇 회원국들을 희생 삼아 얻은 부분적인 승리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는데, 나이지리아 원유 생산은 일평균 약 100만 배럴이 감소했고 이라크의 원유 생산 증가율은 중단됐다.

RBC 캐피탈 마켓의 Helima Croft는 “2016년은 취약한 OPEC 회원국들에게 있어서 그들을 심판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해당되는 국가들은 유가 수준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돈다 하더라도 구조적으로 탄탄하지가 못하다”면서 “이들은 고비용 원유 생산자들에게 조정하도록 만드는 부담을 지우려는 정책에 있어서 무고한 희생자들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유가 수준이 50달러로 회복된 상황은 그들에게는 승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이동수 (증권사 매크로 전략가)]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