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글로벌 국채금리 최저치 속출...국채, 이젠 더이상 안전자산 아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채권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노출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미국-유럽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전세계 국채 수익률(금리)은 신저점으로 추락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평균 저점인 0.67%를 기록하게 됐고 투자자들은 시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점차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채권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률은 할인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BoA메릴린치는 “현재 국채 수익률 수준은 지난해 12월에 보인 수준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이 같은 수익률 하락은 투자자들이 점차 부정적인 평가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FT는 “이번 주 채권시장에선 일련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면서 “9일(현지시각) 10년물 영국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인 1.22%까지 떨어졌고 10년물 독일 국채 수익률은 전날 기록한 최저점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여기에 BAML 인덱스에 따르면 유로존 평균 국채 수익률은 신저점인 0.38%를 기록했고 일본 국채 수익률 또한 신저점인 0.09%를 기록했다.

FT는 하지만 “이러한 모든 상황이 흥미롭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FT는 “올해들어 현재까지 국채의 투자 수익률은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 같은 랠리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더 이상 매력적인 상황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률이 이처럼 낮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높아진 금리 수준, 또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결국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면 수익률이라는 완충재가 매우 얇아져 약간의 가격 하락도 몇 년 동안 거두어온 수익률을 되돌릴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이와 관련 아문디(Amundi)의 글로벌 리서치 전략 및 분석 총괄 담당자인 Philippe Ithurbide는 “무위험 채권 자산(위험자산의 손실 가능성을 보호)은 더 이상 투자자들을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리를 마이너스로 이끄는 여분의 유동성(liquidity parking lots)은 국채를 무위험 자산이라기 보다는 무수익률 자산, 또는 무수익률 위험 자산으로 둔갑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저수익률 환경이 자산운용사들의 사업 모델에도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그간 자산운용 사업은 점진적으로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듯 했지만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들은 무위험 자산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하고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저금리 환경 또한 우리의 채권 자산 수익률 기대를 낮추도록 만들었다”면서 “저금리 환경은 모든 이들(기업, 보험회사, 연금펀드, 자산운용사 등)의 눈앞에 장기간 지속될 학습곡선이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마이너스 금리를 보이는 국채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조달러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뉴튼 인베스트먼트(Newton Invest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Aron Pataki는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저금리와 양적 완화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장기채 등 위험 자산을 매수하도록 만들어 위험 자산과 그들에 투자하는 주체 사이에 미스매치를 야기시켜 잠재적 위험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익률 추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국채시장에서 회사채 시장으로 이동하도록 만들었고 이에 따라 다수의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대규모 부채를 축적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만들고 비생산적인 프로젝트들에 투자하도록 만드는 등 금융 조정(엔지니어링)을 야기시켰는대 이는 분명히 자본의 잘못된 배분이다”고 역설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안장현 (증권사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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