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위기만 넘기면...대부분 신흥국, 미국 금리인상에 내성 보일 것

최근 이머징(신흥국) 시장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위험 자산 가격이 반등하면서 신흥국 증시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20일(이하 유럽-미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6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던 조 콕스 영국 하원 의원 사망 후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EU(유럽연합) 잔류 캠페인이 다시 모멘텀을 얻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 자산들도 글로벌 위험 자산(증시 및 통화) 반등 대열에 합류했다.

소위 브렉시트로 불리는 사건에 대한 잠재적 충격이 다소 완화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높은 신용등급의 국채와 금(지난 주 사상 최대의 랠리를 기록함) 등 안전자산에서부터 벗어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머징 시장 증시와 통화 가치는 위험 자산 선호 성향이 재개된 데 따른 주요 수혜자로 부각되고 있다.

MSCI 이머징 시장 인덱스는 1.9% 상승하며 지난주의 2.1% 하락 분을 일부 만회했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인덱스는 2.3% 상승한 브라질 보베스파 증시였고 뒤이어 폴란드(+1.7%), 남아공(+1.5%), 멕시코(+1.3%), 러시아(+1.1%) 증시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통화 측면에서 보면 JP모건 이머징 시장 통화 인덱스는 0.9% 상승하며 지난주의 하락분을 만회했다. 인도 통화인 루피를 제외하고 이머징 시장 주요 24개국의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남아공 란드는 2.5% 절상됐고 브라질, 폴란드, 러시아, 콜롬비아는 1% 정도의 상승폭을 보였다.

브렉시트 찬반을 묻게 될 영국의 국민투표가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영국시간 기준 23일) 여론조사 결과는 ‘잔류’ 와 ‘탈퇴’가 막상막하를 보이고 있다.

영국인들이 EU를 탈퇴하자는 데 투표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주 글로벌 증시에 큰 부담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 주 첫날은 달랐다.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애널리스트들은 “브레시트 현실화 시 이머징 시장에 미칠 충격은 글로벌 자본 흐름을 통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금융시장에서의 문제가 더욱 커지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브렉시트 결과가 나타난다면 기업들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다”고 진단했다.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위험회피 성향을 더욱 짙어지게 하고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본유출이 나타나도록 만드는 경우, 대외 차입 규모가 큰 이머징 시장들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만약 영국인들이 EU잔류에 투표한다면 시장은 다시 미 연준과 중국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EU잔류 결과가 나타난다면 EU탈퇴보다는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다 비관적인 시각을 지닌 사람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이머징 시장이 최악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현재 우리는 이머징 시장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 회복은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를 이끌 것이고, 또한 이머징 시장 원자재 생산국(특히 남미)들도 다시 안정될 것이라는 게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진단이다. 이들은 이어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재개는 터키와 남아공 등 소수의 이머징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겠지만 대다수 이머징 시장은 미 연준의 점진적 금리 인상에 내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안장현 (증권사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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