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장률 & 기업 실적만 보면 증시 상황 미흡...그런데도 최고치 행진해 눈길

▲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MBC 뉴스 캡처

 

최근 미국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이는 정상적인 흐름이 못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들의 이익이 늘거나 경기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그보다는 채권 수익률(금리)이 곤두박질치면서 반작용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증시가 고점을 찍게 되는 것은 기업들의 견고한 이익 증가율과 개선된 거시경제 환경, 그리고 기업들이 그들의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대다수 투자자들의 긍정론을 반영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 증시 상황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FT는 “우리는 미국 경제 확장을 약 2%로 전망한다”면서 “이는 미 연준의 불확실한 금리 전망으로부터 설명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상황도 양호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FT는 “바이오테크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다른 테크(기술) 기업들에 대한 열광은 확연하게 식었다”면서 “해당 기업들은 5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 상황이나 기업 상황만 놓고 보면 분명히 강세장의 구성요소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지금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그럼에도 미국 증시가 역사적 새로운 고점 영역에 어떻게 위치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찾는다면 대다수 답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낮아진 국채 수익률에 있다”고 밝혔다.

FT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마이너스 채권 수익률은 더욱 확대되고 영국과 미국의 장기채 금리 역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지난 13일(미국시각)에도 30년물 입찰에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FT는 이어 “그렇잖아도 낮았던 채권 수익률이 최근 더욱 낮아지면서 고정 수익률 형태를 제공해주는 증권을 보호하려는 유인이 강화됐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채권 수익률(금리) 하락은 기업들의 미래 현금 흐름의 가치를 가속화시키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확연하게 빛나는 미국 블루칩들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초저금리 하에서 특히 유틸리티와 통신 등 배당을 지불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25년 동안 계속해서 배당성향을 규칙적으로 증가시킨 미국 50개 블루칩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올해 현재까지 총 14.5%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전체적으로 시장이 거둔 수익보다 2배가 넘는 수치이다.

FT는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정책 실시와 함께 마이너스 금리, 또는 제로 수준의 금리가 만들어낸 왜곡은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을 지배했다”면서 “특히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는 시기는 배당금을 지불하는 기업들에 대한 견고한 매수세를 수반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다수의 기업들은 낮은 차입비용을 활용해 주주친화적 활동인 자사주 매입과 배당성향을 높였다”면서 “이것이 결국 최근의 비정상적인 사상 최고치 행진을 만들어 냈다”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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