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위협 ·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히 진행 중...경제 체질 강화 지속해야

▲ 국내 한 은행의 딜링룸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지난 한 주간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돌아보면 한마디로 ‘외화내빈’ 임을 느끼게 한다. 각국의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된 것 같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위협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도 달라진 게 없다. 그런데도 각국의 금융시장 상황은 너나 할 것 없이 활짝 웃고 있다. 하지만 착시하지 말자.

지난주엔 여러 나라 금융시장 상황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독일증시의 DAX 지수가 브렉시트 쇼크 이후 처음으로 1만 선을 회복했고 일본 닛케이 225지수도 5거래일 내내 오르면서 1만6000선을 훌쩍 넘어 브랙시트 쇼크로 하락했던 구간에서 완전 탈피했다.

미국증시도 마찬가지다.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면서 1만8000선이라는 핵심 지지선은 물론 1만8500선까지 훌쩍 뛰어 넘었다. S&P500 지수 역시 핵심 지지선인 2000선을 넘어 지난 주 사흘 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기록한 바 있고 나스닥도 5000선을 넘어서며 전성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 위에서 선방하고 있고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외국인들의 매수세 속에 2000선을 넘어서며 2020선을 노릴 정도가 됐다.

겉으로만 보면 글로벌 주요국 증시는 이제 브렉시트의 그늘에서 완전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지금 글로벌 금융시장은 행복한가? 글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 펀드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회장은 “기업 이익 전망이 없으면 최근의 증시 랠리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핑크 회장은 이어 “최근 지역을 막론하고 금융 매수자들이 모든 증권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이들은 지금 경제 성장 둔화와 브렉시트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최근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면서 “현재의 사상 최고치는 초저금리와 배당 만능이 만들어낸 비정상 거래로 여겨진다”고 충고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영국의 영란은행은 브렉시트로 인한 쇼크를 줄이기 위해 8월 통화정책회의 때는 기준금리를 인할 뜻이 있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일본 아베 총리의 측근들도 “브렉시트 우려 등을 떨치기 위해 일본은행이 7월 말 통화정책회의 때 강력한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선 6월 비농업 부문 신규취업자 수가 28만7000명으로 빅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지만 6월 고용지표는 브렉시트 결정 이전에 조사된 것이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브렉시트 이후 상황을 반영한 7월 고용지표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쪽에선 브렉시트나 경제 둔화 우려와는 무관하게 증시가 솟구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브렉시트에 대비하기 위해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나 블룸버그가 지적한대로 작금의 증시는 경제 상황이 좋아져서 오르는 것이라기 보다는 경제를 살리려 돈을 푸는 과정에서 오르는 것에 불과하다.

필자가 새삼 각국의 금융시장 상황까지 들먹이며 불확실성에 대비하자고 하는 것은 자칫 증시 상황만 믿고 브렉시트 위험이나 다른 경제 변동성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다.

아무리 증시가 올라도 브렉시트 위험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글로벌 경기는 여전히 둔화되는 위험을 노출시키고 있다. 증시로 인한 착시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할 때임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부실기업과 한계산업 구조조정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마침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보호주의가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걱정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긴장해야 하는지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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