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가 향후 금리인상 시사하면...일본에겐 가장 큰 선물 될 수도

▲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치와 일본 엔화가치 흐름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의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회의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 회의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FOMC가 9월 이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할지 여부와 일본은행의 추가 부양책 추진 여부가 크게 주목받을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두 개의 이벤트는 26~27일(이하 현지시각) 열릴 FOMC 회의와 28~29일 열릴 일본은행 회의가 될 전망이다.

물론 7월 FOMC 회의와 관련해선 기준금리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게 확실시 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데이터를 반영한 미국의 고용지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에선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나와 봐야 브렉시트 쇼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28만7000명으로 빅 서프라이즈를 연출했지만 이 지표는 브렉시트(6월23일) 결정 이전에 나온 데이터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5만 명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7월 고용지표에 대한 확신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의 주요 핵심 경제지표가 대부분 호전되고 있다”면서 “FOMC가 9월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 달러가치가 껑충 치솟았다. 이어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선 미국 7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계속 고개를 들면서 또다시 달러가치가 껑충 뛰었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7.37로 전일 대비 0,4% 더 올랐다. 또한 주간기준으로는 달러가치가 5주 연속 올랐다.

이처럼 이번 주 FOMC 회의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이에 뉴욕 월가 일각에선 9월 또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새로운 FOMC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FOMC 위원들이 “7월은 아니지만 향후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존재한다”는 발언을 쏟아낼 경우 시장은 크게 긴장할 수 있다. 그 경우 미국 달러가치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회의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FOMC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이 일본은행 회의다. 지난 10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진영이 압승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행의 고민은 아주 컸다. 브렉시트 여파로 일본 엔화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달러-엔 환율이 100엔선마저 위협받는 흐름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글로벌 시장에선 아베노믹스가 이미 탈진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은행도 비상이었다. 시장 일각에선 일본이 미국의 동조하에 환율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아니면 9월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허락 하에 일본이 엔화가치 누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었다. 또한 7월 일본은행 회의에서는 엔화환율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쇄도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한 아베 진영이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쏟아내기로 하면서 이미 달러-엔 환율은 22일(미국시각) 현재 106.13엔까지 반등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자 블룸버그는 “IMF(국제통화기금)가 일본을 향해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은 불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는 보도를 쏟아내기에 이르렀다.

그래서일까. 최근 헬리콥터 머니의 대가인 벤 버냉키 전 미국 연준 의장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이제 일본서도 “헬리콥터 머니를 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의 경우 현재 헬리콥터 머니를 검토할 이유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로선 일본은행의 이번 주 회의 전망과 관련해 두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비록 구로다 총재가 헬리콥터 머니는 거절했지만 추가 금리인하나 추가 양적완화(채권 매입을 통한 돈풀기) 등 다른 부양책은 과감히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9월까지 기다릴 가능성이다. 지금은 재정을 통해 20조 엔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달러-엔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통화완화정책은 삼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그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 재무부는 8~9월 올해 2차 환율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일본은행이 환율전쟁을 다시 자초할 수 있는지가 관심 대상이다. 실제로 이미 일본시장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원할 경우, 9월 G20 회의를 통해 각국의 동의를 받은 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와 있는 상태다. 또한 미국 FOMC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풍길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엔화환율 추가 상승 요인이다. 따라서 이번 일본은행 회의 내용은 FOMC 회의 결과를 적극 반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FOMC 결과에 따라 일본은행 회의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주, 두 나라 통화정책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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