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분석...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국채 투자자들 특히 걱정

금리가 갑자기 오를 경우 전 세계 국채 투자자들에게 암울한 현실을 안겨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금리가 2011년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글로벌 국채에서만 무려 3조8000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손실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2일(미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의 시장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피치가 “금리 충격은 전 세계 국채 투자자들에게 3조8000억 달러의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피치(Fitch)는 이날 “만약 저금리 시대가 갑작스럽게 중단되고 금리 수준이 2011년으로 되돌아간다면, 질 좋은 국채에 투자한 전 세계 투자자들은 약 4조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중앙은행에서부터 일본 중앙은행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의 전례 없는 통화완화 정책은 높은 등급의 국채 가격을 폭등하도록 만들었고 수익률(국채 금리)을 역사적 저점으로 낮췄는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걱정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피치의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34개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의 중간 값은 지난 7월에 5년 전 대비 2.7%포인트나 낮아졌다. 단기채의 경우,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의 중간 값은 5년 전 대비 1.76%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채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치는 “7월 15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마이너스 금리에서 거래되고 있는 국채는 총 11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이는 6월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과가 나타난 뒤 기록한 11조7000억 달러 보다 소폭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저금리 환경은 보험회사와 같이 지속적으로 일정한 수입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두통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와 같은 투자자들은 보다 위험한 채권을 매수하거나 또는 그들의 수익률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장기채에도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치는 하지만 “금리가 갑작스럽게 대폭 인상된다면 이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있어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피치는 특히 “금리가 2011년 수준으로 급격하게 전환된다면, 37조7000억 달러의 투자적격 등급의 국채는 최대 3조8000억 달러의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에 의하면 금리인상시 유럽 국채에서의 피해가 가장 심각할 전망이다. 만약 금리 수준이 2011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는 최대 시장가치의 21%가 증발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동일한 조건 아래 19%의 시장가치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피치는 “금리 인상 속도가 충격의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여건의 긴축 속도를 낮추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인데,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수록 투자자들의 피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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