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시스템이 급속히 불안해지고 있는 가하면 이로 인해 실물경제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은행들을 상대로 돈줄죄기를 강화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국내외 금융계에 따르면 무엇보다 최근의 중국 금융시장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영국계 파생상품 거래업체인 튤렛프레본의 진은민 대표는 “최근들어 중국에선 하루짜리 콜 금리가 널뛰기를 하는 등 금융시장에 심상치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중국 시장이 왜 이토록 급속히 불안해진 것일까. 혹자들은 미국이 양적완화(돈풀기정책) 규모를 축소키로 하면서 중국에 들어왔던 핫머니가 빠르게 이탈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핫머니 유출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더 많다. 오히려 중국 내부에서 문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선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은행간 단기자금시장 경색 문제는 인민은행의 의도적인 유동성 옥죄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제부터라도 신용팽창 속도를 줄여 금융시스템 불안을 막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인민은행이 거품을 잡기 위해 돈줄죄기를 하고 있고 나아가 이로 인해 시중에 자금경색이 일면서 하루짜리 단기 콜금리마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의 이같은 허리띠 졸라매기는 “중국이 빚을 늘려도 일정수준 이상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은행 감독규정을 변경해 그림자금융을 축소하고 부외거래를 줄일 것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시중에 돈이 부족하면 인민은행이 대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에 철퇴를 가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유동성 고삐를 더 강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의 경우 최근의 단기 자금경색을 해소할 길이 없어서 안하는 게 아니다. 당장 은행들에게 의무적으로 준수토록 하고 있는 지준율만 내려줘도 당장 자금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은행들에게 신용공급을 줄이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경기부양책을 쓰라는 다른 나라들의 요구도 일언지하 거절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시진핑 정부의 개혁 노선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성장률을 희생해서라도 중국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거품을 제거하고 경제체질을 강화하겠다는 노선이 바로 그것이다. 어금니를 악물고라도 버텨내야 지방정부와 기업, 부동산 시장에 켜켜이 쌓인 부실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같은 신용경색이 자칫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최근 상황이라면 중국의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이 종전의 절반수준인 4%대로 뚝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중국의 개혁의지가 강한 것은 일단 잘하는 일이라고 키켜 세운다. 다만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해가며 중국 경제가 지나치게 경착륙을 하지 않는 선에서 돈줄죄기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튤렛프레본의 진은민 대표는 “중국 인민은행이 섣불리 돈풀기에 나서기보다 경제 구조개혁에 강한 집념을 갖고 있는 것은 일단 바람직한 일이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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