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경거망동을 일제히 질타하고 나서면서 버냉키의 레임덕 심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역 연은 총재들의 버냉키에 대한 공격이 시장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미국시각) 나라야마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그리고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 총재가 약속이나 한 듯 벤 버냉키 의장을 몰아세웠다. 이들은 “버냉키가 지난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직후 올 연말부터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 내년 중반쯤 양적완화를 중단할 수 있다며 양적완화 출구전략 로드맵을 시기적으로 못박은 것은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입을 모아 비판한 것이다. 이들 3인의 연은 총재는 이어 “지금은 양적완화가 더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 절망적인 시장 분위기를 진정시키는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따라 이날 다우지수는 장초반 250포인트나 급락하다 결국은 139포인트 하락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중 나라야마 총재는 “우선 실업률이 7%까지 떨어지기 전까진 자산매입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설사 실업률이 7%이하로 떨어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양적완화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실업률이 5.5%가 될 때까진 현재의 제로금리가 유지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윌리엄 더들리 총재도 “그간 미국 통화당국이 공격적인 부양 정책을 펼치긴 했으나 현재의 고용상태나 물가상승여부는 여전히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부양기조를 이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피셔 총재도 “연준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처럼 연준 위원들의 버냉키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면서 버냉키 의장의 입지도 급속도로 좁아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버냉키를 내년 1월 경질키로 사실상 확정한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이 버냉키의 실수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오바마 정부는 버냉키 레임덕으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후임자 내정을 서두를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