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낳은 불균형...장기채 부족 심각

글로벌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돈풀기 속에 영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단기채 수익률은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특히 영국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인해 장기채 품귀 현상은 지속될 수 있어 향후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영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 시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11일(영국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장기채 가격이 이날에도 상승랠리를 보이며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단기채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이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다시 선보인 채권 매수 프로그램의 불균등한 충격을 반영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영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s 상승해 0.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초의 수준과 동일한 수치다. 국채 수익률(금리)이 올랐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이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추가로 1bp 하락하며 역사상 최저인 1.24%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7월 초와 비교해 변함이 없었지만 같은 기간 대비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48bps나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두 국채 수익률 사이의 갭은 연초 대비 90bps 줄어든 1.11%를 보이게 됐다. 이는 영란은행이 지난주 선보인 부양책 패키지 이후 가속화 된 곡선의 평탄화(flattening)를 강조해 주는데, 이러한 상황은 이미 낮은 수준을 제시해주는 은행들과 연금펀드 수익률의 수익성에 추가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영국 장기채 수익률의 하락은 영란은행이 지난 화요일(현지시각 9일) 장기채 매수에 있어 공급 부족으로 고통을 겪은 뒤 가속화 된 것이다. 반면 다음날(현지시각 10일)에 투자자들은 중기채를 영란은행에 매도하기 위해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단기채 및 중기채의 수익률을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채권 투자 기관인 핌코(Pimco)의 파운드화 포트폴리오 운영 총괄 담당자인 Mike Amey는 “영란은행이 3~6개월 정도 국채(장기채) 공급 부족 문제와 씨름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들에게 또다른 (패키지) 운영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제시해 주고 있다”면서 “이는 영란은행이 매수하고 싶어하는 물량을 시장이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은 영국 장기채 시장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며 “영국 장기채 시장은 연금펀드들과 보험회사들이 규제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일정 수준 이상을 보유해야만 하는 시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영란은행이 시장에서의 공급보다도 더 많은 물량을 매수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장기채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영란은행은 단기채를 매수하기가 보다 용이하다는 사실은 인지할 것”이라며 “단기채 수익률은 이미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단기채 보유자들이 이를 매도함에 있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론적으로 수익률은 은행 금리(우리는 0.1%로 추정) 밑으로 떨어질 수 없다”면서 “따라서 단기채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장기채 수익률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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