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증시 3대 지수 사상 최고...그러나 향후 흐름엔 여러 의문 제기돼"

▲ 사진=뉴시스

11일(현지시각) 미국증시가 대기록을 세웠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날 주요 지수가 동시에 역대 기록을 갈아 치운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미국증시의 이같은 사상 최고치 갱신에도 시장 일각에선 “앞으로의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에서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3대 주가 지수가 한꺼번에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하지만 “파티가 이제 막 시작됐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밝혔다.

이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 그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이는 1999년 12월 31일 이후로 처음있는 일이다. 아울러 그러한 기록은 올해 초에 증시 폭락을 견뎌낸 행진의 시작을 알렸다.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종목 중 52주 저점을 기록한 종목 대비 52주 고점을 기록한 종목의 비율은 최근 들어 다년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인스티넷의 기관주식팀 전무인 프랭크 카펠러리는 “지금과 같은 수준이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때는 2013년이었다”면서 “그 당시에도 증시 역사상 최고의 해로 한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에 S&P500지수는 30%나 급등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500, 나스닥 지수는 각각 6.8%, 6.9%, 4.4% 상승했다.

카펠러리는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에게 있어 이러한 트렌드는 증시가 갑작스런 급등세를 즐길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들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와 일부 종목들을 현금화하면 증시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들어 미국증시의 거래량은 2016년 평균 이하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1일(미국시각)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6% 상승해 1만8631.52를 기록했다. S&P500은 0.5% 상승해 2185.79를 나타냈고 나스닥 지수는 0.5% 올라 5228.40으로 마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트레이더는 미국증시가 앞으로 몇 달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일 것이며, 흔히 갑작스럽고 예기치 못한 증시 상승장이 나타나는 기간으로 정의되는 시장 과열현상(melt-up)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90년대 말의 증시 랠리는 종종 신고점을 갱신하고 난 이후에도, 증시가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여겨지곤 한다”면서 “지난 1998년 11월에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던 때에서 2000년 3월에 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던 때까지 나스닥 지수는 2배 이상 상승했었다”고 회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러나 향후 시장 전망에 의문을 가하는 기류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T. Rowe Price 주식형 인컴펀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리네한은 “일반적인 시장 과열 현상은 경기침체가 끝나거나 증시에 과도하게 부담으로 작용하던 것이 없어지거나, 혹은 투자자들이 증시의 가치를 매기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재고해볼 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1990년대 말의 경우, 미국증시는 이머징 시장 위기와 헷지펀드 LTCM의 붕괴, 그리고 이에 따른 전 세계 금융시장 반향으로 흔들렸지만 그 대신에 새롭고 혁신적인 IT 기업들에 집중했다”면서 “게다가,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P/E 와 같은 지표들에 따른 실적을 기반으로 측정하는 오랜 믿음을 점점 무시하기 시작했고, 한 달 중 주어진 기간동안 IT 회사의 사이트 방문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를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과 관련해서도 “분명 우리는 아직까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다는 기분이 든다”면서 “앞으로 나타날 리스크에는 경제 성장 속도, 지정학적 문제, 미국 대선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2개월 동안의 이익 대비 주가가 10년 평균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유례없는 저점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채권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이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고, 증시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는 것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지만 “1990년대 말에 증시가 강력하게 상승한 경우에도 급락세가 뒤따랐다”면서 “1990년대 말에 나스닥 지수가 최고점을 갱신한 이후 일년 만에 50% 넘게 하락했고, IT 버블 당시에 기록한 최고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15년이 걸렸다”면서 “현재 애널리스트들 중 상당수가 이번 랠리로부터 기록한 이익의 대부분이 과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시장 과열 현상이 본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P500은 2월 11일에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이후 11일(미국시각) 종가 기준으로 20% 정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튜어트 호프만은 “나는 5%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때가 아마도 매수할 기회일 것이다”고 말했다.

[기사 정리=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 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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