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Fed) 은행 총재. /사진=뉴욕 Fed 홈페이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Fed)은행 총재의 9월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이 뉴욕보다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더들리 총재는 16일 미국의 고용시장 호황과 임금 상승을 이유로 “금리를 더 올리는데 적합한 시기에 더욱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점에 대해서도 경고발언을 했다.

뉴욕 Fed 총재는 다른 지역 Fed 총재들과 달리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상시위원이다. 다른 총재들은 1년마다 순번에 따라 위원을 맡는다. 더들리 총재는 FOMC의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FOMC 위원장은 재닛 옐런 Fed 의장이다.

통화정책에서 만큼은 더들리 총재가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보다도 더 상석을 차지하는 구조다. 그래서 뉴욕 Fed 총재의 발언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뉴욕시장에서는 더들리 총재의 발언을 그대로 다 받아들이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너무 무시’하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여겼다.

9월 뿐만 아니라 11월, 12월 세 차례 FOMC 회의 중 금리를 한 번이라도 올릴 가능성이 50%로 주초보다 다소 상승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도 뉴욕시장에서 한 때 1달러당 99.55 엔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100.30 엔으로 전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유로도 달러에 대해 전날의 1유로당 1.1186 달러에서 이날 1.1279 달러로 절상됐다. 파운드 환율도 1.2882 달러에서 1.3044 달러로 크게 올랐다.

한마디로 뉴욕의 외환시장에서는 더들리 총재의 발언을 “우리를 너무 망각하지 말라”는 발언 정도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시장은 상당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엔화환율은 17일 오후 1시35분 현재 100.60 엔으로 0.29%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날 밤 일본경제에는 지옥과도 같은 99엔대를 잠시 경험한 후에 사력을 다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유로환율은 1.1272 달러로 0.06%, 파운드 환율은 1.3034 달러로 0.09% 하락하는 달러의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원화환율이다.

전날 11.1원이나 하락하면서 1090원 아래도 테스트할 것이라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변했다. 17일에는 1.1%의 급등세를 보이며 1105원선으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1090원 선에서 ‘과도한 환율 하락을 억제’하려는 매수세를 경계하던 것이 불과 하루만에 딴 세상 얘기가 돼 버렸다.

원화환율 상승세는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 전날보다 16.1원 오른 1108.3원에 마감됐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