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관계자가 갤럭시노트7의 전압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삼성전자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19일부터 의욕적으로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불량으로 인한 폭발 염려 때문에 '전량 수거'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달 초에 제품을 발표한 이후 홍채 인식 등 첨단 기능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7으로 얻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위상을 견고하게 이어갈 제품으로 인식돼 크게 주목 받은 것이다.

사실 지난달 19일 출시 이후에도 애플의 아이폰에서나 있을 법한 품귀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면서 공급에 애를 먹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었나.

제품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들리더니 결국 전량 수거에 폐기 처분이라는 수모를 겪어야 할 처지가 됐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신제품으로 교환할 것인지, 아니면 환불을 요청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100만 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전량 수거해 폐기 처분할 계획인 삼성전자가 입을 피해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소비자와 대리점에 공급된 갤럭시노트7이 250만 대가량 된다니 한 대에 100만 원으로 어림잡아도 피해액은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물론 원가는 그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므로 회사가 입는 장부상 피해액은 그보다 적을 수도 있다.

더욱이 내년 3월까지 수거해 폐기한다는 방침으로 그 손실이 몇 개 분기에 걸쳐 분산돼 처리될 것으로 예상돼  8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1개 분기의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큰 타격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로 입을 무형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손실을 쉽게 계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를 잘 수습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앞으로 애플과의 경쟁은 물론 추격자인 중국 기업들과의 다툼에서 위상을 정립하는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조급한 대응으로 맞서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엄정하게 수습할 것을 권한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다시 공급한 새 제품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돼선 안되기 때문이다.

일단 삼성전자 경영진은 그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함에도 불구하고 '전량 수거 후 폐기'라는 정공법을 선택해 글로벌 기업 이미지에 걸맞은 수습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해할 일은 아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시계추를 거듭해서 돌려 보며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더 많은 고뇌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갤럭시노트7은 예년에는 10월쯤에 발표를 하며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에 맞불을 놓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발표 시기를 평소보다 두 달가량 앞당기면서 애플의 '신작'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과정은 완벽했지만 생산과정이 매끄럽게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결국 탈이 났다. 결국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산과정까지 완벽한 점검을 하지 못해서 일어난 결과라는 해석이다.

애플은 내년에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려 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면서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 뻔하다. 새로운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확립해 다가올 10년을 대비하려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내년 아이폰의 변신에 치밀하면서도 혁신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소비자에게 보다 완벽하면서도 혁신적으로 다가갈 구상을 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도 결국은 만에 하나 불량품이 출시된다면 소비자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제품 구상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개발·생산 단계에서도 무결점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향후 애플과의 격한 싸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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