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OMC 회의에 세계 채권시장 주목...ECB의 매입 대상 채권은 다시 늘어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최근 유럽에서 전개된 채권 대량매도 사태가 계속 주목받고 있다. 이는 양적 완화(자산 매입을 통한 대규모 돈풀기) 지속 여건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일(한국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의 채권(국채) 수익률 상승(채권가격 하락)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는 채권 규모를 늘려주는 효과를 유발시켰다.

독일의 경우 2년물과 30년물의 스프레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가장 크게 확대돼 있다.

9월들어 채권 투자자들이 실망하게 된 상황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로 하여금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함에 있어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점이다.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 9월 8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에서 채권 매입을 확대하는 데 실패했다는 신호를 보여준 뒤 발생한 대량매도 사태는 ECB의 예금금리 수준보다 금리 수준이 낮은 채권(국채)의 비중을 지난 8월 말 시점의 약 66%에서 60%로 감소시켰다. ECB가 예금금리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는 채권(국채)의 매입을 금지한 뒤, ECB가 매입할 수 있는 채권(국채)의 양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프랑스 대형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속젠) 런던지사의 글로벌 금리 총괄 및 외환 전략 총괄 담당자 Vincent Chaigneau는 “이에 따라 양적 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어야할 필요성이 덜 긴급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단기물의 수익률이 예금금리인 -0.4%를 더 이상 밑돌지 않게 되면서 유로존 내 중앙은행들이 매입할 수 있는 단기물이 많아지게 되면, 장기물 매입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지난 주 단기물이 아웃퍼폼 하도록 만드는 데 보탬이 됐고 독일 2년물과 30년물의 수익률 차이, 즉 금리곡선의 차이를 가파르게 만들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DZ Bank AG의 금리 및 파생상품 담당 애널리스트 Rene Albrecht는 “이같은 상황은 채권(국채) 수익률의 상승에 따른 긍정적인 외부효과이고 ECB로 하여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채권(국채)을 손 쉽게 매입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ECB가 채권 금리 인상에 대해 논의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며 “향후 3개월 이상, 채권 금리는 상승 쪽으로 치우쳐져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 2년물과 30년물 사이의 스프레드는 지난 주 최대 132pbs(1.32%)까지 확대되며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 결과가 확정된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됐다. 참고로 런던시간 기준 지난 주 금요일(16일) 오후 5시 해당 스프레드는 128bps를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아울러 향후 독일 국채의 움직임, 그리고 국채시장 전반의 움직임은 오는 9월 20-21(현지시각) 개최될 미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와 일본 중앙은행의 회의, 그리고 다음 번 ECB 정책 결정 회의에 의해 중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ECB의 정책 회의 이후, 드라기 총재는 “위원들이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에 포함될 자산들이 고갈되지 않았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CB의 회의 이후 독일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수익률 상승)하긴 했지만, 예금금리를 하회하는 수익률을 보이는 독일 국채들은 여전히 다수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주 목요일(현지시각 15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여전히 ECB의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있어 ECB의 양적 완화 정책의 가속화는 실시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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