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티켓 제도 악용...허위로 표 팔고 정부 예산 타먹는 사례 막아야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문화 현장을 모르고 만든 문화 정책의 대표적 사례는 ‘티켓 1+1’ 지원제도다. 문화를 진흥하는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많은 문화 제작자들이 이로 인해 범죄자로 전락하게 됐다.

제도의 취지에 벗어나 금전적 이익을 취한 사람들의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런 불법을 정부 정책이 조장했다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다.

최근 몇 년 동안 세월호 침몰, 메르스 유행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경기가 침체되면 공연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살림이 어려워진 사람들은 문화생활에 필요한 지출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공연계가 죽을 지경으로 몰리자 정부가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바로 문화공연 표를 한 장 사는 사람에게 또 한 장 값을 지원하는 ‘티켓 1+1’ 제도다. 두 사람이 공연을 볼 때 한 사람 표만 사면 나머지는 정부가 푯값을 지원하는 것이다.

문화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표를 한 장 팔면 두 장 값을 받게 된 것이다. 한 장은 관객으로부터, 또 다른 한 장은 정부로부터 받는다.

이 제도가 초래한 결과는 전형적인 탁상행정, 즉 현장을 전혀 모르고 펼친 문화 행정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제작자들은 처음엔 이 제도의 취지에 맞게 순수하게 따라갔다. 그러나 불경기가 너무 심해져 한 장의 표를 팔기도 어려웠다.

너무나 어려운 형편에 마침내 상당수 제작자들이 해서는 안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표가 이래도 안 팔리고 저래도 안 팔리다보니 나쁜 꾀를 내게 된 것이다.

‘1+1 티켓’ 지원제도에 따르면 문화제작자가 1억 원어치 표를 팔면 2억 원을 받게 된다. 원래 표를 판 값 1억 원에, 정부가 지원하는 1억 원을 더 받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1억 원을 관객들에게 파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사는 것이다. 자기 공연 표를 자기가 사는 것이다. 제작자가 자기 자신에게 표를 파는 편법을 썼는데도 정부는 1+1 제도에 따라 이 제작자에게 1억 원의 푯값을 준다.

결과적으로 제작자는 공돈 1억 원을 얻은 상태에서 판매에 나서게 된다. 무조건 팔기만 하면 남는 것이므로 엄청나게 할인해서 팔기도 한다.

대학로 공연 푯값은 일반적으로 3만 원이다. 이 표가 쿠팡까지 가면 60% 할인까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제작자가 1+1 제도를 이용해 1억 원어치 표를 만들어 자신이 사고 이에 따라 정부에서 1억 원을 받는다. 이 표를 모두 60% 할인해 팔아도 제작자는 4000만 원을 남기게 된다.

이것은 불법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혈세가 새나가는 것이다.

정부는 문화 현장의 현실도 모르면서 공연사업을 활성화시키려다 이런 불법을 조장하게 됐다.

또한, 1+1이라고 하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표가 더 싸구려로 보이게 됐다. 구매가치가 더욱 떨어졌다.

이러한 불법에 대해 검찰도 눈에 불을 켜고 있을 정도다.

어떤 제작자는 자기 돈으로 자기 공연 표를 7억 원어치나 샀다는 얘기도 들린다. 7억 원을 자신이 샀으니 정부는 또 7억 원을 지원한 것이다.

이밖에도 많은 문화제작자들이 자기 공연 표를 1억 원씩, 2억 원씩 사들여 그만큼 정부 지원을 받아냈다.

이것은 모두 티켓을 사고 팔았다는 장부상의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관객이다. 이런 숫자를 놓고 문화공연 관객이 늘어 정책이 효과를 보았다고 큰 소리치고 있는 것이다. 늘어난 것은 공연 관객이 아니라 불법으로 새나간 돈일 뿐이다.

결과적으로 1+1 제도가 전과자를 양산하게 만들었다. 돈 있는 제작자뿐만 아니라 돈 없는 제작자들도 대출 받아 돈을 끌고 와서 자기가 자기 공연 표를 샀다.

정부 입장에서는 표가 많이 팔려서 문화 융성이 잘 되는구나 라고 착각을 했지만 허수만 양상하는 불법을 초래케 했다.

이 제도는 아직도 남아있지만 오래갈 제도 같지는 않다. 빨리 보완할 때가 됐다.

‘1+1 티켓’ 지원제도는 현장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정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대학로도 자주 가고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생색내는 제도나 만들어 전과자를 양산하게 됐다.

이런 한심한 작태가 여태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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