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새 정책 또 안먹히자 정부 각료가 시장 개입 경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점잖게 타일러서 안되니 힘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아직은 말을 통한 경고에 머물고 있다.

엔화환율 하락에 대한 일본 당국의 반응이다.

일본은행이 지난 21일 새로운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도 의도한 것과 달리 엔화환율이 급락하자, 이번에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나서서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사진=위키백과 퍼블릭도메인.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엔화환율이 상승하는 엔화가치 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일본은행 또한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통해 엔화가치 절하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지난 1월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1달러당 120엔 수준이던 엔화환율은 오히려 100엔 가까이 급락했다.

일본은행은 한동안 중기 정책을 점검한 끝에 9월 회의를 마친 지난 21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제로 수준을 넘지 않도록 유지한다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의도와 달리 엔화환율을 101.70 엔에서 100.32 엔으로 떨어뜨리게 됐다. 일본은행이 엔화환율을 띄우기 위해 백약을 다 처방해도 결과는 반대로만 나타났다.

마침내 100엔 아래의 두 자릿수 환율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일본 정부의 스가 장관이 직접 경고하기에 이른 것이다.

스가 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환율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외환시장에서의 지나치게 예민한 변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정부는 외환시장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온갖 정책 처방과 달리, 스가 장관의 경고는 일단 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이날 오후 1시25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01.16 엔으로 전날보다 0.4% 상승했다.

유로환율은 1유로당 1.1197 달러로 0.1% 내려갔고 파운드 환율은 1.3039 달러로 0.3%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0.1% 가량의 상승으로 1104.3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달러가 주요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 스가 장관의 발언이 전적인 엔화환율 상승 이유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책 발표 때마다 다른 통화들과 달리 유난히 엔화환율이 하락하던 것과는 일단 달라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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