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9월 금리동결 후 이머징 선호 강화...그러나 조심해야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이머징 시장 채권 랠리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주목받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도 관심사다.

미국 연준이 9월에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이머징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미국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머징 시장 채권이 강한 랠리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초저금리 및 마이너스 금리의 선진국 시장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이 같은 혼란과 이머징 시장으로의 선회는 올 한해 내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BoA 메릴린치와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3월에 나타난 이머징 시장 채권의 랠리는 12주 연속 이머징 시장 채권 펀드로의 자금유입에 힘입은 것이다.

올해 현재까지 이머징 시장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몇몇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랠리가 얼마나 나타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씨티의 이머징 시장 담당 크리스 길폰드는 “이머징 시장이 변하기 시작하고 역풍으로 변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얼마만큼 변곡점에 근접했나”라고 반문한다. 그는 “이 같은 역풍은 모든 이머징 시장에 동등한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머징 시장으로 하여금 힘든 시기를 겪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 이머징 시장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로부터 분명히 혜택을 받고 있다.

투자회사인 애쉬모어의 얀 덴은 “실제로 정상(정상적인 통화 정책, 정상적인 수준의 금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들은 이머징 시장에 속한 국가들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GAM의 투자 책임자 폴 맥나마라는 “우리는 달러 랠리와는 크게 상관 없는 자료를 활용한다”면서 “이머징 시장 채권이 뒤늦게 혼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사례가 부족한데, 이는 이머징 시장에 내재돼 있는 위험과 기회를 강조해준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러시아가 3년래 처음으로 첫 번째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을 때, 해당 채권이 국제결제 시스템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발행이 지연되면서 러시아는 원래 계획했던 규모인 30억 달러를 발행하지 못하고 17억 5000만 달러만을 발행하게 됐다.

지난 주, 러시아는 동일한 채권을 발행했는데, 추가로 1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수익률을 3.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5월에 발행한 채권 수익률 대비 약 1%포인트  낮은 수치이다. 현재 이 채권은 달러 기준 108 센트에 근접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러시아의 채권 발행 관련 사건은 특별한 경우이지만(러시아가 발행한 채권은 미국과 EU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돼 있다고 제재를 가한 이후 처음으로 발행된 채권이다) 채권가격의 상승은 최근 몇 달간 속도를 붙이고 있는 이머징 시장 국채 랠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머징 시장의 채권을 추적하는 JP모건 글로벌 분산 종합 인덱스(JPMorgan global diversified composite index)는 올해 약 15% 상승했다.

길폰드는 “금리가 매우 낮은 세계에서 이머징 시장은 상대적으로 흥미로운 가치를 보여주는 곳으로서 빛나고 있다”고 말한다.

다수의 이머징 시장 채권 발행자, 즉 이머징 시장 국가들은 점차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글로벌 채권시장의 문을 두드렸을 당시, 아르헨티나는 약 10년내 처음으로 유로 표시 채권을 발행했고 뒤이어 칠레, 콜롬비아, 페루 역시도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

유로화로 발행된 이머징 시장 국채의 발행 규모는 올해 현재까지 280억 유로에 달한다.

딜로직리서치에 따르면 이는 이미 지난해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고 최근 10년내 가장 큰 규모에 해당한다. 또한 이머징 시장의 국채는 전세계 자본시장에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머징 시장이 발행한 글로벌 채권 이외에도, 이머징 시장 채권의 강세에 있어 또 다른 중요 요소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는 현지 통화들이다.

2015년이 이머징 시장 통화들의 전반적인 약세로 특징된 이후 그리고 올해 초 급격한 하락 이후, 이머징 시장 통화들은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JP모건 이머징 시장 외환 인덱스는 올해 현재까지 약 9% 상승했다.

이머징 시장 통화들은 유가가 지난 1월의 배럴당 30달러에서 반등하고 미국 중앙은행의 빈번한 신중함 덕분에 지지됐다.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23% 상승했고 남아공 란드는 달러 대비 13% 절상됐다.

일본과 유럽에서의 매우 낮은 금리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기회를 찾도록 만들었고 이에 따라 이머징 시장 자산들이 강화됐다.

맥나마라는 “위험 감내 성향을 후퇴시킨 한 가지 이슈는 미 연준의 9월 회의였다”면서 “사람들은 더 많은 위험을 부담하기 원하고, 더 많은 회사(회사채), 더 높은 수익률(특히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사실, 글로벌 경제를 사로잡고 있는 기이한 통화 여건이 이머징 시장에게는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머징 시장에 대한 과도한 열기 속에 다른 한편에선 갑작스런 리스크 발생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계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게 FT의 진단이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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