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부가 나서 출연료 관련 악행 근절 나서야

▲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속 연극 장면. 기사 속 특정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캡처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관료들이 문화 현장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색내려고 만든 대표적인 제도가 ‘티켓 1+1’이다. 여기에 일부 몰지각한 예술인들의 탐욕까지 겹쳐 이 제도는 오히려 국민 혈세만 낭비하고 문화예술 진흥 효과는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어떤 연극의 표가 수억 원어치나 팔려서 문화예술이 크게 융성한다고 관료들은 자화자찬하기 바빴겠지만, 사실은 이 연극의 제작자가 대출을 받은 돈으로 자기 공연 표를 산 것이었다. ‘1+1 제도’에 따라 팔린 표만큼 정부가 돈을 주기 때문에 제작자는 이런 짓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진짜 표는 심지어 60% 할인까지 해가면서 팔았다.

이런 한심한 제도에 들어갈 돈이 있으면 정말로 절실한 다른 곳에 써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에게 가장 시급한 도움이 필요한 것은 생활 안정이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국민연금에 가입한다. 또한 교원들은 교원공제회가 있고 군인들은 군인공제회가 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사람들은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교원연금, 군인연금의 혜택을 받는다.

문화예술계에도 이렇게 생활이나 권익 공연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지원제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냥 있는 그 자체에만 의미를 찾는 생색내기용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제도가 있더라도 현실은 몇몇 사람 나눠먹기에 불과해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을 못 주고 있다.

대부분의 문화예술인이 항상 생활고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가 일부는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문화인들을 위한 보험 성격의 기관에서는 이들에 대한 법률적 지원도 해줄 필요가 있다. 무슨 법무법인에 맞먹을 정도의 법률 지원이 아니다.

출연료조차 제대로 못 받는 문화인들이 많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혹자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 초년병 연기자 때 누구나 눈물 젖은 빵을 먹는 법이라고 여길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TV 드라마에서 수십 년 동안 주연급을 맡으며 정상의 위치를 차지한 연기자조차 출연료를 못 받는 현실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

지난 2015년 실제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한번 벌어진 일도 아니다. 문화계의 오랜 풍토에서는 어찌 보면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다.

TV 고발 프로그램이 한번 다루기까지 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중견 연기자다. 이 사람이 주인공을 맡은 드라마만 수십 편이다. 그런 A급 출연자가 출연료를 못 받았다면, 다른 출연자나 엑스트라 출연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정해진 출연 계약서를 써야 된다는 원칙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 공연계 풍토도 중요한 이유다.

당연히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이걸 요구하면 까다롭고 애를 먹이는 연기자로 낙인 찍힐까봐 차마 그런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주먹구구나 마찬가지인 ‘구두 계약’이나 하고 출연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풍토를 바로 잡는 문화인 지원 기관이 필요하다. 이런 기관이 나서서 잘못된 풍토도 바로잡아줘야 한다. 계약서 없이는 출연도 없다는 것이 당연시 돼야 한다. 출연 계약 요구하는 연기자가 ‘튀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관행이 그렇기로, 저토록 유명한 A급 연기자가 출연료를 못 받는 현실이 어떻게 가능할까. 빈약한 풍토에서 비롯된 연기자들의 취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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