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와 달리 엔화환율 오히려 상승... '더 안전한' 달러만의 강세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이 발생하면 엔화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간주해 투자자들의 엔화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도이체방크로 인한 불안요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달러 대비 엔화환율은 30일 오후 2시11분(한국시간) 현재 1달러당 101.22 엔으로 전날 뉴욕시장 마감 때보다 0.19% 올랐다. 앞서 뉴욕시장에서도 엔화환율이 전날의 100.66 엔에서 101.08 엔으로 큰 폭 상승했는데, 아시아 시장에서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엔화환율의 상승, 즉 엔화가치의 절하는 안전자산인 엔화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일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선호 산업은행 금융공학실 영업단장은 “달러가 엔화보다도 더 안전한 통화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나 지난해 중국 주식시장 불안과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밀려들지만, 도이체방크 사태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니케이지수는 이날 1.39%의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로 인해 일본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일본 시장이 함께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금융연구원의 김동환 박사는 일본은행이 최근에 발표한 정책변화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1일 양적완화 확대나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가 아닌 장기금리를 0% 수준으로 묶어놓겠다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동환 박사는 “일본은행이 ‘길게 보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21~22일의 엔화환율은 하락했지만 이 정책 효과는 좀 더 긴 기간을 통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도이체방크 사태에 대해 “유럽의 은행들이 ‘유니버설 뱅킹’이라고 해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함께 영위하다보니 위험이 서로 전이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로환율은 1유로당 1.1219 달러로 0.03% 하락했고 파운드 환율은 1.2971 달러로 0.02%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0.04% 오른 1099.2 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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