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은 격전 지대...다시 전열 가다듬어야

▲ 자동차 공장 수출선적 부두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현대자동차가 가까스로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와 함께 국내 경제를 긴장국면으로 몰아가던 한 가지 급한 불은 일단 진화된 셈이다.

현대차 파업 사태는 오죽하면 정부가 긴급조정권 카드를 꺼내들 정도였겠는가. 급한 불이 꺼졌으므로 한시름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차 파업국면이 초래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입은 직접적인 손실은 말할 것이 없고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입었을 경제적 피해, 귀족형 노조가 벌이는 이기적인 파업에 입었을 청년층들의 상실감까지... 현대차 노사 행태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예기치 못한 인재였다면 현대차 파업 사태는 예고된 인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사건의 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대차 파업 사태는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의 반년치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안기고서야 해결국면을 맞았다. 임금을 더 받기 위한 단 한 가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조는 3개월 이상의 파업국면을 이어갔다.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이나 발전을 위한 수습책을 만들어가기 위한 난산의 과정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에 또 하나의 숟가락을 더 얹기 위해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고 관습적으로 기나긴 시간을 분쟁의 역사로 써나간다.

세계 선두권 자동차 기업 중에서 매년 파업을 일삼고 임금을 올리기 위해 장기간 분쟁을 하는 곳이 현대·기아차 말고 또 있을까.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는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노사를 떠나 힘을 모으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판도를 예측하기 힘든 구조개혁의 격변기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변환기에 미래 자동차 시장의 선점을 위해 사력을 다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자동차 기업 말고도 테슬라와 같은 혁신기업들이 새롭게 뛰어들고 구글, 애플 등 IT 업계 글로벌 기업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 노조는 침체 상태인 국내 경제에도 아랑곳없이 올해 역대 2번째로 긴 파업 기간을 이어가고 3조 원이 넘는 생산손실을 초래했다.

현대차 노조는 내년에 설립 30주년을 맞는다. 노조집행부는 이를 기념해 태화강에서 투쟁의 역사를 뒤돌아보고 더 강한 노조로 태어나기 위해 힘을 결집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계획이라면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게 현대차 노사관계는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관계는 변모해야 한다. 한 해 임금을 결정하는 데 매년 이렇게 긴 소모전을 하는 관행을 이어간다면 현대차의 미래는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탄생 30주년을 맞는 내년에 투쟁이 아닌 화합을 위한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태화강에서 '화합의 한마당'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는 파업이라는 낱말이 등장하지 않도록  회사의 백년대계를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소리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지난 1950년대 초 구조조정과 파업이라는 아픔을 딛고 무파업을 선언하며 이를 60년 넘게 지켜왔듯이, 이제 현대차가 그 다짐을 하고 지켜가기를 바란다. 그래야 현대차의 미래는 보장될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는 독일이나 일본의 세계적 자동차 기업들이 처한 환경에 비해 척박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의 규모가 그들보다 월등하게 작고 기술개발의 역사도 일천하다. 더욱이 중국 등 후발국 자동차 기업들도 가성비 높은 환경을 이용해 우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다.

현대·기아차 노사가 화합을 하고 힘을 모으며 어깨를 나란히 해 함께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적진 앞에서 자중지란으로 먼저 약점을 보이는 사태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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