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등은 되레 부동산 시장 호조...'일본 가능성' 적어"

▲ 베이비 붐 세대 은퇴 이후 우리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 붐 세대 은퇴 이후 우리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1930년대에 태어난 2000만명의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부터 장기불황을 겪었다.

키움증권은 19일 분석 자료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주택시장 붕괴의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최근 한국 주택시장은 수도권에서 과열현상을 걱정할 정도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미국 등 다른 나라 들의 베이비붐 세대 은퇴 이후의 동향을 살펴보면 오히려 현재의 한국 상황이 ‘일반적’이라는 분석이다.

일본과 달리 미국은 2000년대 중반 베이비 붐 세대 은퇴를 전후해 부동산 시장이 잠깐 하락했다가 회복됐다. 2011년을 고비로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며 명목가격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식시장 역시 2000년대 중반 큰 폭 조정을 받았지만 반등에 성공했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잘 나가고 있다.

호주,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베이비 붐 세대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은퇴를 시작한 다른 나라도 부동산 시장이 호조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이 다른 나라들과 달리 장기불황을 겪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 당국의 정책적인 실수 때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1990년대 초반 ‘일본 중앙은행의 실수’가 장기불황의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일본이 자산시장 붕괴로 디플레이션 위협이 높아지던 1990년대 초반, 일본 실질정책금리는 2%를 상회 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만 공격적으로(200bp 이상) 내렸다면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는게 연준의 분석이다.

또한 일본이 내수 위주의 경제구조로 자산시장 충격을 회피할 ‘수단’을 찾기 어려웠던 것도 장기불황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미국 연준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2010~2014년 실질 정책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경기를 부양시켰다.

홍춘욱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의 주된 성장 동력은 ‘생산성’인데 산업구조가 IT, 자동차 등 수출 위주로 전환돼 베이비부머 은퇴에 따른 생산성 둔화 위험은 낮다”면서 “외국인 인력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어 인구정점의 지연 가능성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베이비 붐 세대 이후 한국의  자산시장 흐름은 일본보다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의 패턴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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