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일각선 공급 위축 우려...그러나 낙관은 일러"

▲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상당수 원유 생산업자들이 국제 유가 하락은 끝났다고 낙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상당수 원유 생산업자들은 향후 유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대규모 원유 생산량 감축 이후 공급 제한이 있을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 산업 대표회의를 위해 런던에 위치한 메이페어 호텔에서 전 세계의 정상급 에너지회사 CEO들이 모이면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 당 52달러에 거래됐는데, 이는 1년 전과 정확히 같은 수준이다.

FT는 “이것이 축하할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유가가 2014년 중반에 배럴 당 100달러 이상에서 폭락한 이후 대규모 생산량 감축이 있었고, 그 이후로 최근 들어 유가가 12개월 만의 고점 수준에 근접하면서 산유국들에게 최악은 지나갔다는 확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이자 국영기업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의 회장 칼리드 알 팔리는 연례 에너지 & 머니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현재 (유가의) 엄청난 하락이 끝나가고 있다”는 말과 함께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고, 시장은 균형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섹터의 CEO, 트레이더, 주요 원유 투자자들도 칼리드 알 팔리 장관과 비슷한 발언을 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이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산유국들의 담합인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이 지난 달 원유 생산량 감축에 잠정적으로 동의하면서 계속해서 낙관적인 전망이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브렌트유는 지난 3주 동안 15%나 상승했고, 올 1월에 비해서는 75% 가까이 껑충 뛰었다.

FT는 “투자가 재개되면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잠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 원유 시추회사인 Extraction Oil & Gas는 지난 주에 거래소에 상장되며 6억440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유가가 폭락한 이후 에너지 기업 IPO(기업공개) 중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FT는 또한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는 시추 장비의 수는 작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감소한 이후 최근에는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의 경우 회복세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원유 시추 장비 가동건수는 2014년 이후로 75%나 감소한 이후 지난 5월부터 25% 가까이 다시 증가했다. 시추 장비 가동은 셰일가스와 가스 유전에 집중되어 있는데, 비교적 낮은 가격과 높은 유연성으로 인해 셰일가스와 가스 유전은 전통적인 자원보다 더 빠르게 재가동되고 있다.

FT는 하지만 “원유 및 가스 산업에서 더 큰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Wood Machenzie의 기업 리서치팀 팀장 Tom Ellacott 는 지난 2년 동안의 극심했던 투자 한파가 미국 내륙을 넘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진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에너지 섹터는 생존 단계에서 회복 단계로 넘어가고 있지만, 기업들이 자본 축소와 현금 흐름에 집중하면서 계속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그간 에너지 산업의 축소 규모는 비율적으로 매우 컸다”면서 “Wood Mackenzie에 따르면, 탐사 및 생산을 위한 자본지출은 2014년 7000억 달러에서 올해엔 4000억 달러로 감소했고, 1조 달러 규모의 예정된 석유개발 작업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 결과 “작년에 신규 유전에서 27억 배럴이 생산되었는데, 이는 거의 70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이며 장기 평균의 10%에 불과하다”고 FT는 밝혔다. 또한 “올해에는 이보다 훨씬 더 낮아졌다”고 FT는 강조했다.

FT는 “이에 따라 일부 업계 대표들은 자본 지출에 대한 제동이 느슨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간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OPEC 회원국들에게 원유 시추를 증가시키는 유인을 갖는 데 도움이 되도록 유가에 하한선을 설정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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