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 출연자 경제적 지위 보장 위해 출연료 보증보험 형식 안전장치 필요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용기 칼럼] 수십 년 동안 TV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 배우를 맡은 사람도 유명한 뮤지컬에서 출연료를 한 푼도 못 받는 것이 현재 공연 문화계의 현실이다. 이 배우의 연기에 애환을 함께한 팬들로서는 덩달아 분노할 만한 일이다.

상당수 사람들은 이렇게 유명한 배우가 이런 경제적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출연하기 전에 확실한 다짐을 받거나, 불이익에 대해 자기 이해를 주장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느냐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 생각이다.

하지만 공연계 현실에서는 이런 상식이 안 통한다.

설령 제작자가 와서 유력한 배우에게 “형님 이번에 한번 같이 합시다”라는 말을 하더라도 배우 입장에서 “나 안 해. 당신 지난번에 돈 안줬지? 안 해”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먼저 “그럼 계약서를 써야지” 이런 말도 못한다. 남들 다 그냥 하는데 유독 이 배우만 까다롭게 군다고 인식되면 설 자리가 없어진다.

과거 문제가 된 뮤지컬에서는 스탭들이 돈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공연 때 배우들이 직접 망치 들고 무대를 만들 정도였다면 상황은 뻔하다. 이 정도면 아무리 유명 배우라도 출연료를 못 받았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유명 배우는 또 이들대로 체면 문제가 있어서 공개적으로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이런 한심한 현실을 고치기 위해서라도 조합 같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이곳을 통해 의무적으로 계약서를 만들도록 하자는 것이다.

A급 배우의 경우 공연 1회 출연료가 10만 원이다. 이하로는 7만 원, 5만 원의 출연료가 있는데 몇몇 A급을 제외하면 대부분 5만 원이 현실이다.

이런 출연료조차 아예 안주는 경우가 빈발하는 것이다.

아예 안주기 뭣해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경우도 흔하다.

가수가 지방 공연에 1000만 원 약속을 받고 가도 떼이는 경우가 많다.

제작자가 가수한테 출연료를 대신한다며 “이거 하나 가져가라”며 이상한 항아리를 주기도 한다. 가수는 1000만 원 짜리 도자기라고 해서 하나 받아오는데, 서울 인사동 가면 몇만 원밖에 안 쳐준다는 얘기도 있다. 어떤 유명한 선생 붓글씨라고 받아왔는데 인사동에서는 누군지도 모른다.

이런 게 공연문화계에 너무 만연이 돼 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경제난을 공연자들에게 넘기는 것이다. 이것은 악순환이다. TV를 통해서 10년 차 배우가 공연 연습이 없을 때는 식당에 가서 서빙을 하는 사연이 알려졌다. 이 배우는 서빙을 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먹고 살만한 제작자들까지 이런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것은 공연자들을 착취하는 행위다.

그래서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조합이 필요하다. 일정 단위 이상 공연 때는 이 기관에 와서 의무적으로 전문 직원이 보는 앞에서 계약서를 쓰도록 하자는 것이다.

출연료에 대한 보증보험 형식의 안전장치도 의무화하자는 얘기다.

물론 이 방법에도 리스크는 있다. 이런 방식이 현실화되면 제작자 가운데 3분의 2가 없어질 수도 있다. 이 또한 공연 문화를 위축시킨다.

그러면,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도 제작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그런 것을 또 찾아서 연구하고 도입하는 것이 문화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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