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무더위와 그에 따른 곡식 가격 급등을 한국은행이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은행은 3일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 요인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제곡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008년, 2010년에 발생했던 식량 위기(food crisis) 재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옥수수 가격이 지난달 20일 부셸(25.4㎏)당 8.25달러로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6월 7.87달러를 넘어섰다. 대두 가격 역시 부셸(27.2㎏)당 17.58달러로 2008년 3월의 사상 최고인 15.45달러를 웃돌았다. 소맥 가격은 부셸(27.2㎏)당 9.43달러로 사상 최고치(12.8달러)는 아니지만 지난해 최고 수준(8.86달러)보다는 높았다. 
 
곡물 가격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GSCI)도 지난달 20일 533으로 사상 최고치(565)에 근접했다. 
 
한은은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것은 단기적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과 수출국에서 장기간 가뭄이 지속되면서 작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여기에 투기자금의 개입으로 가격 상승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해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국제 곡물가격 불안이 국내 물가불안 요인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다. 한은은 “주요 곡물가격 급등이 곡물 수입국에 파급되면서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과 일본, 멕시코, 이집트, 한국 등 곡물 수입량이 상대적으로 큰 국가의 경우 식품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곡물 수입국의 가축 사료에서 대두와 옥수수의 비중이 커서 육류 가격 상승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한은은 "현재 곡물가격 수준은 이미 2000년대 이후 급등기인 2007~2008년, 2010년 고점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고, 저점 대비 상승폭도 한 달 만에 40%에 달하는 등 이전보다 상승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가뭄이 해소되더라도 가격 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가뭄이 지속될 경우에는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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