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고용훈풍에도 달러 또 추락 vs 파운드 급등...트럼프 리스크 등 영향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4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은 또다시 트럼프 리스크에 지배당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노동부의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왔는데도 미국 달러화가치가 또 고개를 숙인 것이다. 대선 불확실성 때문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96.89로 0.26% 하락했다. 전날의 0.22% 하락에 이은 것이다.

이날엔 미국 달러인덱스가 반등할 만도 한 하루였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16만1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물론 시장 예상치 17만5000명을 밑도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정도 숫자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실업률이 5% 미만의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서 신규 취업자 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인데 이게 양호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4.9%로 전월의 5.0% 보다 낮아졌다. 시장 예상치에도 부합했다. 그 뿐 아니다. 10월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5.9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8%나 뛰었다. 이에 시장은 고무적이라고 해석했다. 평균 임금은 물가지표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양호한 고용지표에도 미국 달러가치는 이날에도 후퇴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 즉 트럼프 리스크 때문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일각의 분석과 함께 달러가치가 더 추락했다. 트럼프 당선시 달러 보다 금 등 다른 안전자산이 더 뜰것이라는 진단도 달러가치 하락을 유발시켰다.

이날에도 영국 파운드화는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한국시각 새벽 5시 현재 1.2517 달러 선까지 껑충 뛰었다. 이는 전날의 1.2462달러 보다 더욱 절상된 것이다. 런던 고등법원이 브렉시트 협상 전에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하드 브렉시트(행정부 주도의 과격한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완화된데다 전날 영국의 중앙은행 마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 파운드화 가치를 급격히 끌어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파운드화 급등도 미국 달러가치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가 추락하다 보니 달러 대비 유로화도 전일 보다 절상됐다. 이날 유로화는 1.114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전날엔 1.1111달러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달러 대비 일본 엔화의 움직임은 달랐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03.1엔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전날의 102.97엔보다는 오른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시장에선 다른 시장과 달리 미국의 고용지표를 더 중시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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