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되자 일본증시가 유독 최악 국면 연출해 눈길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트럼프 공포가 일본증시에 최대의 타격을 가했다. 아시아증시 모두가 트럼프 공포에 급락세를 연출했지만 일본증시가 특히 더 크게 떨어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9일 증권계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추락했다. 미국 대선에서 글로벌 시장이 가장 싫어했던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예상을 깨고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218.77로 0.61% 하락했고 홍콩 H지수도 9355.05로 3.16%나 급락했다. 또한 대만의 가권지수도 8943.20으로 2.98% 추락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아시아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나뒹굴었다. 특히 트럼프는 대선 공약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외쳤고 그 결과 미국에 수출해서 먹고하는 중국, 대만 등의 주가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2% 이상 하락했는데 이유가 비슷했다.

그러나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유독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따로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이날 일본의 니케이225지수는 1만6251.54로 무려 5.36%(919.84포인트)나 무너져 내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건 바로 엔화환율 우려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일본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엔화가치 강세, 즉 엔화환율 추락이다. 엔화가치가 절상되면 '아베노믹스'가 위기에 빠지는데다,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에도 커다란 타격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트럼프가 당선되자 이런 우려스런 일이 일본에서 벌어졌다. 앞서 마감된 뉴욕 외환시장에서 105엔선을 상향 돌파했던 달러-엔 환율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102달러대로 수직 하락했다.

그간 시장에선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이 뜰 것이란 분석이 대세였다. 이를테면 금과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의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엔화는 스위스 프랑과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안전통화에 속한다. 글로벌 악재가 터질 때마다 엔화가치가 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에도 그랬다. 시장에서 예기치 못했던 트럼프가 당선되자 엔화가치가 수직 상승한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엔화환율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블룸버그는 최근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달러-엔 환율은 100엔선 아래로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다른 일부 기관에선 “트럼프 당선 시 달러-엔 환율이 90엔까지 추락할 것”이란 진단도 내놓은 바 있다. 엔화환율 공포가 일본증시를 특히 크게 떨어뜨리는 것도 이같은 엔화환율 추락 공포와 무관치 않다. 향후 엔화환율 추가 흐름과 일본 당국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당국은 그간에도 달러-엔 환율 100엔이 붕괴되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 온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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