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체육계 일각에서 한국 축구계의 ‘남은 희망’ 홍명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파간 극심한 내분’과 ‘전술부재’로 엉망이 된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홍명보라는 특급 소방수를 긴급 투입한 것은 일견 이해가 가지만 우리 축구의 장래를 놓고 볼 때 ‘홍명보 카드를 좀 더 아꼈어야한다’는 여론도 상당한 게 현실이다.
 
7일 체육계와 언론계에 따르면 최근 홍명보 감독 긴급 투입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는 ‘스타 선수’일 뿐 아니라 한국축구를 사상 처음 올림픽 4강에 올려놓은 역량있는 대들보다. 따라서 그는 이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되기에 한치의 부족함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조광래 감독때부터 불거진 월드컵 대표팀내 ‘해외파대 국내파’간 갈등과 최강희 감독때 부각된 소위 ‘뻥축구’로 불리는 전술 부재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그가 투입된 것은 어찌보면 ‘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홍감독에겐 이번 월드컵 대표팀 감독 긴급 발탁이 ‘너무나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까진 시간이 너무 없다. 브라질 대회는 내년 6월13일부터 7월14일까지 개최된다. 본선시작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된 대표팀을 수습하기엔 너무나 일정이 촉박하다.
 
특히 월드컵 대표님내 깊어질대로 깊어진 내분을 어떻게 다스릴지가 우선 걱정이다. 조광래 감독때는 해외파를 편애하다가 내분을 자초했고 최강희 감독땐 국내파를 우대하다가 내분을 더 심화시켰다. 최근 문제가 된 해외파 기성용의 최강희 감독에 대한 SNS 비판 파문도 그중 하나다. 이에따라 곪을 대로 곪아 터진 내분을 수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일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대표팀의 전술이 너무나 과거로 후퇴해 있는 점도 홍명보 감독으로선 큰 부담이다. 한 체육담당 기자는 “한국축구의 수준이 이미 20년 전 수준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원래 한국 축구의 최고 장점은 조직력과 빠른 패스였다. 그러나 최근 뻥축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최강희 감독은 특정선수에만 주로 의존한 채 이렇다할 전술 없이 뻥뻥 질러대는 축구를 하다가 가까스로 1점차 골득실차로 월드컵 본선에 턱걸이 진출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처럼 홍명보 감독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 것이다. 홍감독이 취임과 함께 전술구상을 하기도 바쁜데 기성용 파문 등 전임자 때 불거진 사태수습에나 몰두하는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
 
이에따라 자칫 대표팀 내분 수습이 지연되고 망가진 전술 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이 경우 아까운 홍감독만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한 축구 전문가는 “한국내에서 현재 홍명보만큼 똑똑한 축구인재도 드물다”면서 “하지만 현재 엉망이 된 축구팀을 이끌고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 자칫 좋지않은 성적이라도 내게 되면 아까운 인재만 하나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BS 정필모 해설위원도 “홍명보 나이 이제 44세에 불과하다”면서 “그에게 다음번 월드컵 사령탑을 맡겼더라면 잘 했을텐데 이번에 너무 성급하게 불러들인 게 왠지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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