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채권 투자 감소 지속... 내외금리 격차 역전 겹치면 금리 상승 본격화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금융연구원이 2018년 이후의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을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매각 가능성에다 이 시점부터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한국에서 시장금리의 상승은 가계의 부채 부담을 늘리고 심할 경우 가계파탄의 위험까지 가져올 수 있다.

금융연구원의 임형준 자본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12일자 금융브리프 금융포커스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가 10조1000억원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12월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년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거유출로 금융불안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임 연구위원은 밝혔다.

올해 9월말 현재 한국과 미국의 3년 만기 국채 금리격차가 0.37%포인트로 축소됐고 7~30년물에서는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굳이 한국 채권에 투자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다.

여기다 미국 금리 인상은 한국에 대한 투자리스크도 높인다. 금리와 환율면에서 투자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평가손실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채권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임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내년에도 외국인 채권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과거 추이에 비춰볼 때 대량 매도보다는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외국인 보유 채권 가운데 2017년 만기 도래 채권 규모는 17조5000억원이다.

하지만 한국과 신용등급이 같은 나라에 비해서는 한국 채권의 금리가 높다는 점으로 대량 매도의 가능성은 낮다고 임 연구위원은 밝혔다.

무디스 신용등급이 Aa2 인 한국의 5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27%이고, 같은 신용등급인 프랑스는 마이너스 0.437%다. 신용등급이 Aa1으로 한 단계 높은 영국은 0.224%이고,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대만은 0.571%다. 신용등급이 A1인 일본은 마이너스 0.245%다.

임형준 연구위원은 2017년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발행 순증 규모가 37조7000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소로 예정되는 등의 수급 여건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시장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2018년 이후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면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본격화되고, 이러한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가중되면 시장금리 상승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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