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뜻 헤아려 제대로 된 비상 컨트롤타워 세워 국난 극복해야

▲ 지난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나라가 어지럽다. 예기치 못했던 초대형 악재가 나라 안팎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다.

나라 밖에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가 채 가시기 전에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글로벌 경제가 연이어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한국의 상황이 몹시 불안해지고 있다. 브렉시트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보호무역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의 등장이 우리를 긴장케 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을 위협한다. 국방 문제도 이제 미국의 도움을 받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거기에다 미국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라도 올리는 날이면 한국의 경제 상황은 더욱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의 사이도 좋지 않은데 미국마저 우리를 벼랑 끝에 세울 태세다.

문제는 이 같은 대형 먹구름들이 한꺼번에 쉴 새 없이 몰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위기는 이미 턱밑까지 와 있다. 가계부채가 손을 쓸 수 없는 속도로 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발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재정투입을 늘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고 하자 미국의 국채금리가 연일 뛰고 있다. 시장금리가 위쪽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미국발 금리 상승이 한국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리가 꿈틀대자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이 불안해지고 있다. 빚내서 전월세 사는 사람들도 좌불안석이다. 금융연구원은 2018년부터는 우리의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국은행은 “가계빚이 무섭다”고 연거푸 외친다.

실업자는 늘어나는데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로 추락할 지경이다. 일자리가 생기기는커녕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그간 구조조정을 게을리한 탓이다. 그간 새로운 일자리 마련을 게을리한 탓이다.

새 사업을 벌여야 할 기업들은 사면초가에 싸여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엉터리로 해온 나머지, 부실기업들이 여기저기서 판친다. 구조조정은 말뿐이다. 기업들이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각종 악재가 몰려오고 있다. 게다가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최순실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들은 상당수 한국 재벌들이 최순실 측과 뒷거래라도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검찰은 연이어 기업인들을 소환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대형 쓰나미가 몰려 오는데도 이를 해결할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무방비 상태로 폭풍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을 다해 방어해도 어려울 판인데,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마비된 상황에서 각종 대형 악재가 한국을 덮치고 있다.

무역업계는 외친다. 트럼프 당선으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국은행도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빨간불이 켜졌다”고 외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트럼프 공약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이다”고 진단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2금융권마저 가계부채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자칫하다간 금융시스템에 구멍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HSBC는 “트럼프 당선으로 원화 매수가 꺼려진다”고 진단한다. 외국인의 한국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금융권에선 최근 한국의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하지만 트럼프 리스크는 아직 시작도 안됐다고 경고한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무능한 금융인도 여럿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난무한다.

이 중차대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국민들의 대대적인 단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모든 것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지난 12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수십만 인파의 힘은 “이 기회에 확 쇄신하자는 것”이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간 한국을 농락했던 모든 것을 확 바꾸고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세워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현 정부가 이제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할지는 현정부 자신들이 잘 알 것이다. 국민들이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정치권도 자당의 이익만 챙기려 하지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국민 편에 서서 대승적인 결정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믿음이 가는 새 컨트롤타워를 세워 국난 극복에 다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는 1990년대 말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도 극복해 낸 저력이 있다. 지금 상황이 그때보다 더 어렵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한다. 우리에겐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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