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보여준 '100만 촛불집회'는 우리 국민의 성숙한 민주의식을 보여주는 본보기였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전국 각지에서 모였지만 난무하던 쇠파이프, 밧줄, 물대포와 같은 폭력은 사라졌다. 대신 광장정치를 연상케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외신들도 일제히 한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우리 국격을 훼손하는 심히 부끄러운 사례였다면 이번 평화적 촛불집회는 그 떨어진 국격을 조금이나마 일으켜 세우는 전환점이 되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이제 우리는 촛불민심에서 드러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을 슬기롭게 풀어 가는 것은 물론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난국도 현명하게 풀어 가는 디딤돌을 마련했으면 한다.

우리 경제는 최근 들어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연상케 할 만큼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청년실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나 기업이 마땅한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갈수록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이들을 채용할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비정규직이나 캥거루족으로 떠도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공무원 숫자를 늘리거나 공기업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채용을 늘리는 사례는 있지만 이건 양질의 일자리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경제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유로운 저녁을 즐길 수 있는 중산층이 무너진 대신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통해 생계를 꾸려 가는 빈곤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모녀와 같은 파렴치한 소득을 누리는 계층이 늘어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국민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100만 촛불민심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보여준 성숙된 민주의식은 경제에서도 어려운 여러 문제를 지혜를 모아 풀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경제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극단적인 욕구를 분출시키기보다는 이해집단의 타협과 양보를 통해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소리다.

국민이 뜻과 힘을 합쳐 어려운 경제도 풀어 간다면 더 없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마련함은 물론 더 이상의 양극화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인 컨센서스를 모아 갈 때다.

능력과 관계없이 부를 세습하는 기업가가 사라진 대신 혁신으로 무장한 기업가가 성공하고 연금 귀족이나 귀족 노조 대신 근면하게 일하는 근로자와 노동자가 행복한 일상을 꾸려가는 세상을 꿈꿔 본다.

이것이 최순실 게이트로 높아진 정치의식을 성숙한 경제논리로 승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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