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독일, 영국, 일본서도 채권 투매...트럼프 당선 후 벌써 1조 달러 손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이 초긴장 상태다. 미국발 채권 투매 현상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도 "미국발 시장금리 상승이 우려된다"며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할 정도여서 채권 대란이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세계가 트럼프의 성장 전략에 베팅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미국 국채 발행을 늘려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국채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HSBC는 당장 내년 1분기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연준이 12월 기준금리 인상까지 단행할 경우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가능성은 더 열려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4일(미국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도,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날에만 직전 거래일 대비 5.19% 더 솟구친 2.23%에 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2.5% 돌파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느낌이다. 트럼프 당선 직전 1.7% 수준이었던 10년물 국채금리가 이제 2.2%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이날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국채가격 추락)은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채권 대량 매도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채권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주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 이후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지니고 있던 잠잠한 인플레이션 수준과 미온적인 성장, 그리고 이에 따라 여름철 채권 가격의 랠리를 보이도록 만든 상황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영국, 독일 그리고 일본 국채의 수익률(금리)은 현재 사상 최저 수준으로부터 상승하고 있고 채권 투자자들은 미 대선 이후 약 1조 달러의 손실을 맛봤다”고 전했다.

또한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Margie Patel은 “트럼프 당선은 사고에 있어서 대격변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위치하게 됐고, 이는 우리가 지난 35년 간 목격해온 금리 하락이 종료될 것이라는 가능성의 문을 열어 놓았다”고 전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선 한국도 초비상이다. 한국도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대규모 채권을 보유한 은행권을 비롯하여 주요 금융기관들에 비상에 걸렸다. 은행권이 보유한 채권 규모만 3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 채권 규모도 90조 원에 달해 이들의 자금이탈도 우려된다.

그 뿐 아니다. 채권금리 상승은 시장금리를 부추길 수 있다. 이는 부채 왕국 한국을 더 겁먹게 하는 이유다.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감안하면,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그야말로 가계는 ‘금리폭탄’을 맞고 주저앉을 수도 있다. 금리가 뛰면 부동산 시장 등을 위협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은행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3000개가 넘는 좀비기업들의 시장 교란도 가속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금리 상승이 과도하다”며 “필요 시 시장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다급성 때문이다.

[기사 작성=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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