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공격적 금리인상 예상...이 경우 유럽중앙은행 부양 효과 반감 우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ECB의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미국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ECB가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 주목받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련의 흐름을 보면 미국과 유로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12월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은 물론 공격적인 금리인상 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ECB의 드라기 총재는 다음달 회의에서 양적완화(국채 등 자산매입을 통한 경기부양책) 기한을 연장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2일(유럽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유럽 의회 연설에서 “유로존의 물가 목표 2%를 달성할 때 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을 신속히 거둬들일 것이란 전망과 정 반대되는 정책 의지다.

이날 미국 금융선물시장(시가코 선물거래소 패드워치)에서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무려 100.2%로 솟구쳤다. 금리인상 확률이 100%를 웃돌았다는 것은 연준이 아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의미다. 또한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준이 내년에도 3차례 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이처럼 유럽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지속하고 미국 연준은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 거둬들일 경우 ‘미국 달러 강세 지속 vs 유로화 가치 추락 지속’ 흐름을 강화시킬 수 있어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서 향후 '미국 달러 대 유로화'가 '1대1수준'으로 동등해질 것으로 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드라기 ECB 총재에게도 위기가 닥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ECB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FT에 따르면 과거에도 미국 금리가 오르면 유럽금리도 뒤따라 올랐다. 그런데 최근에도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트럼프 경제 정책 효과로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자 유럽 국채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또한 트럼프 시대엔 미국 금리 상승시 유럽의 금리상승도 과거보다 더 가팔리질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이 경우 ECB는 국채를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이점은 있다. 그러나 ECB의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금리상승시 기업 및 가계의 조달금리도 뛰어 ECB의 경기부양책 효과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그것이다.

FT의 이런 진단은 ECB가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로 되어 있는 양적완화 만료 시한을 내년 말로 연장하는 방안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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