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정부의 지난달 사상 처음 50년 만기 국채 발행은 공급자인 정부 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투자자들에게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금융연구원은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50년 만기 국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금융연구원은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의 송민규 자본시장연구실장은 27일자 금융브리프 금융포커스에서 유례없는 초장기 만기인 50년 만기 국채가 지난달 10년물 금리보다 0.04%포인트 높은 1.574%에 발행된 것은 최근 시장상황이 정부와 투자자 모두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돼 정부는 발행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이들 기관의 부채가 장기화되고 있어서 50년 만기 국채는 놓칠 수 없는 투자기회였다.

그러나 송민규 실장은 저금리 구조가 지속될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금리를 올리면서 저금리 시대가 종료되면 이미 낮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하락한다. 이를 보유한 투자자는 평가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송 실장은 특히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상승할 때 채권가격이 더욱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보험사들이 지금은 초장기물 수요를 주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보험사의 자산-부채 만기불일치가 해소되고 있어서 장기물 수요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때가 되면 정부가 장기국채를 발행해도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송민규 실장은 50년 만기 국채와 같은 초장기물은 정례발행하지 말고 금융시장 상황과 수급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만기 50년은 거의 두 세대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50년물 국채의 상환 부담은 미래 세대에게 전가되는 것”이라며 “후대로부터 현재 세대로 부를 이전해오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보수적으로 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1조1000억원 규모의 50년 만기 국채 발행은 2016년 국고채 발행 계획 110조원의 1%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발행된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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