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환율, 일단 소폭 변동성만 보여...앞으로 닥칠 거대 불확실성은 경계

▲ 제3차 대국민 담화 발표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9일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빅 이슈가 있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 담화 발표다. 박 대통령이 결국 임기 단축을 포함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국회에 일임키로 하면서 사실상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와 환율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이 다소 안도했다. 한국증시가 소폭이지만 올랐고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살짝 상승했다. 대통령 거취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나마 해소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관망세라는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앞으로 파란만장한 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판단 아래 금융시장이 커다란 스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68.50원으로 전일 대비 1.9원(0.16%) 하락했다. 그러면서 3거래일 연속 원-달러 환율이 하락, 원화가치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절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가 있을 것이란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한때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2시 30분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가 발표된 뒤에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오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의 자진 퇴진 의지를 밝힌 것이 시장을 다소나마 안도시킨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련 불확실성은 약간 완화됐다고 판단한 듯 하다.

게다가 이날엔 중국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상 고시한 것도 원화 강세에 기여했다. 최근 위안화와 원화는 동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을 전일 대비 0.22% 낮은 6.9889위안에 고시했다. 그러면서 위안화 환율도 6.9레벨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그리고 이 영향으로 원화가치도 강세를 나타냈다.

한편 달러-엔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미국 달러가치가 이틀 연속 절하된 데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 가격과 일본 엔화가치가 동반 절상됐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오후 3시18분 현재 111.93엔선까지 추락했다. 이는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112엔대보다 더욱 하락한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올랐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 증시도 선방했다. 이날 한국증시도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등락폭이 크지는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담화 소식에 증시가 잠시 움츠러들기도 했으나 담화 이후 한국증시는 소폭 상승한 채 마감됐다. 코스피 지수가 1978.38로 0.01% 올랐고 코스닥도 596.00으로 0.50% 상승했다.

외국인들도 한국 주식을 매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선택에 동요하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400억 원 이상을, 코스닥 시장에서 약 200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이날 일본 증시가 엔화 강세 여파로 0.2% 하락하고 홍콩증시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한국증시가 선방해 눈길을 끌었다. 박근혜 대통령 담화에 따른 실망감은 아직 표출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원화환율이 소폭 하락했듯이 한국증시도 제한적인 변동성만 보인 것은 앞으로 닥칠 거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통령의 퇴진 발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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