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들, 성실하게 임해야...관치경제 없애면 한국 경제엔 큰 이득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오는 6일 열리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국내 9개 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증언대에 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이다.

대기업 총수들이 정치 파문으로 국회에 나서는 것은 1988년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이다. 그동안 우리 경제가 많이 발전하고 시스템도 상당히 개혁이 됐다고는 하지만 또다시 재벌과 권력이 엉켜서 형성되는 관치경제의 민낯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자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을 할 것이지만 정치권은 자금과 이권이 각종 특혜와 연결된 결탁이 아니냐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 같은 상호 공방이 TV로 생중계되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가 우리 경제 시스템의 실상에 주목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경제와 기업들의 아픈 아킬레스건을 드러내 보이는 나쁜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증인으로 채택된 그룹 총수들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과 궁금증을 솔직하게 풀어줄 책임이 있다고 본다.

'모른다' '알 수 없다' 등으로 일관해 촛불 민심과 국민 분노를 키울 일은 아니다. 오히려 실상을 적극적으로 밝혀서 이번에 우리 경제의 오래된 나쁜 관행인 관치경제의 사슬을 깨끗이 끊어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 19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과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을 거치며 산업화를 통해 고도성장을 추구하면서 권력과 기업이 결탁하는 관행이 체질화한 바가 있다. 이것이 1961년 5·16 쿠데타 후 27년이 되는 1988년 5공 청문회를 통해 그 민낯을 드러내더니 다시 28년 만에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형태는 바뀌었지만 그 비슷한 실상을 드러내게 됐다.

기업 관계자들 중엔 이번에 청문회를 통해 우리 경제의 어두운 단면들을 드러내면서 후폭풍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앞으로 경영 행보에 큰 차질이 오고 이를 통해 시련이 닥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들이다.

거기에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가 향후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니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닐 것이다. 특히 이번 특검에는 기업 수사 전문으로 불리는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이 특별검사에 임명되면서 그 고민은 더 커진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와 특검은 우리 경제가 선진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깨끗하고 안정된 시스템을 갖춘 경제로 가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다.

우리 경제가 21세기 명실상부한 선진 경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50년 이상 면면히 이어온 관치경제라는 어둡고 비효율적인 나쁜 관행을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이번 청문회와 특검이 우리 경제의 민낯을 드러내면서 기업 이미지를 일부 실추시키는 바가 있겠지만, 그래도 권력과 기업이 영원히 이별하는 기회가 된다면 그리 값비싼 수업료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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