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꼼수 버리고 통 큰 행보로 국가 경제 살리는 데 앞장 서야

▲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한국의 경제 상황이 불확실성의 세계로 치닫고 있다.

겉으로만 대국인 척하는 중국은 한국의 국정 혼란을 틈타 한국 기업들에게 석연치 않은 불이익을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국정 혼란이 북한의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전한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에게 어떤 변수가 닥칠지 아직은 아무도 장담 못한다. 일본의 재무상은 “한국의 국정 혼란으로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이 중단 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을 흘린다. 미국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의 시장 금리까지 불안해지면서 빚 많은 한국에겐 금리 폭탄을 안겨주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감마저 들게 한다.

통계청이 전한 실상도 참담하기만 하다. 그들은 한국의 공장 30%가 놀고 있다고 밝힌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상황을 연상케 할 정도로 한국의 산업활동이 움츠러들고 있다고 전한다.

지금 한국의 경제는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해결해야 할 국내외 현안이 너무 많다. 그러나 국정 공백은 이어지고 있다. 탄핵정국의 한 중심에 있다. 언제 혼란 상황이 수습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러니 시장이 온전할 리 없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11월 내내 고전했다. 최순실 디스카운트 속에 거래량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몇 개의 대표 종목이 한국 증시를 떠받칠 뿐 많은 주식이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다른 나라 증시가 오를 때 못 오르고 다른 나라 증시가 떨어질 때 더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오죽하면 시장 한편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몇 종목 제외하면 대시할 종목이 없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한국증시에서 삼성전자 착시 현상에 속지 말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태하는 자세도 매우 신중하다. 원-달러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이다 보니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증시에서 과감한 스윙을 자제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도 외국인으로 하여금 한국증시에 과감한 베팅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한국 채권시장에서도 뭉칫돈을 빼내가고 있다.

기관 투자가들은 더욱 한심하다. 최근 들어 한국 증시를 떠받치기보다는 보유주식을 대거 내던지는 날이 더 많아졌다. 시장 한편에선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원망의 소리도 높다. 주식시장을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보유주식을 내던지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기관이 쪽박을 깨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국증시의 보루가 돼야 할 기관투자가들마저 이 정도라면 누가 한국시장을 믿고 베팅하겠는가.

경제 주체들이나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상황이 불확실해지면 기업들은 손을 놓고 눈치만 살피게 된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일단 기다리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진다. 오히려 보유자산을 처분하고 현금만 선호하는 경향도 짙어진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단 하나다. 하루빨리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길이다. 탄핵이든 조기 퇴진이든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청와대나 정치권이나 꼼수 부릴 상황이 아니다. 국민들이 꼼수를 용납하는 상황이 아니다.

새로운 컨트롤 타워를 빨리 세워야 한다. 정치권이 정치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새로운 국정의 리더를 세우고 경제 사령탑도 빨리 정해줘야 한다. 그러면서 최순실 사태로 인해 뒤틀렸던 정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 꼬였던 경제정책도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한 나라의 정치적 리더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먹고살기 편한 세상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 능력 없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는가. 어림없다. 국민들의 촛불이 여의도로 향하기 전에 정치권은 통 큰 행보로 추락하는 한국 경제를 벼랑 끝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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