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주석이 지난 2012년 미국 아이오와를 방문해 테리 브랜스타드 주지사와 건배하고 있다. 브랜스타드 주지사는 차기 주중 미국대사로 유력하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유럽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에 이어, 이탈리아의 개헌안 부결이 모두 자국 중심주의 포퓰리즘의 발현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승리의 희망을 줬고, 트럼프의 당선은 이탈리아 개헌 반대세력인 극우파들에게 역전의 계기가 됐다. 브렉시트-트럼프-이탈리아 개헌안 부결이 모두 한 방향의 선 위에 있다.

유럽 각국에서 ‘안방주의’가 기승을 부리는데 서방 체제의 중심인 미국부터 과연 이 체제를 지속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대에 올라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이 현재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유럽보다도 동아시아다.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총통은 지난 2일 전화통화를 가졌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가 걸려온 전화를 통해 당선 축하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이 통화가 트럼프 측 인사들에 의해 수주일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과 대만 총통의 전화는 지난 1979년으로 끊어진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취임 전이므로 이 불통상태가 이번 통화로 완전히 해제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측은 바로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을 취임 전에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또한 트럼프에 대한 직접 반격보다는 “그가 아직 외교에 서투르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축소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차이 총통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이라는 상황이 ‘확전’을 억제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양국은 내년 1월21일 그의 취임식 때까지 상대를 향해 이런 식의 도발과 테스트를 주고받을 듯하다.

중국의 위안화 관리 또한 트럼프 취임 전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외환시장의 시각이다.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지난 9일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6.7915 위안이었다. 이후 위안화는 지속적으로 절하돼 5일 현재 6.8854 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1.38% 절하됐다.

트럼프 정권이 출범한 후에는 중국이 환율조작국 지정을 의식해 노골적인 위안화 개입을 못할 것으로 외환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현재의 위안화 절하가 당국의 개입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억제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양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집권기에 무역 지역안보 등 곳곳에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 각축을 시작하기 앞서 두 나라는 트럼프가 아직 당선인 신분인 점을 최대 활용해 상대에게 요구할 모든 카드를 있는 대로 들이대면서 내년 1월21일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상대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이런 떠보기의 주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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