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달러-엔 환율은 다음주 FOMC 회의 결과에 좌우될 듯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8일(미국시각) 미국 달러가치가 전날의 하락세를 뒤로하고 다시 껑충 뛰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기한을 파격적으로 연장하고 필요시 양적완화 규모와 기한을 다시 확대하거나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유로화는 크게 추락했고 달러 대비 엔화가치도 소폭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가 미국 동부시각 기준 오후 3시경 101.08로 전일 대비 0.86% 상승했다.

이날 ECB가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내년 3월 종료되는 양적완화(QE) 기한을 9개월이나 더 늘리기로 하면서 유로화가치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가장 크게 추락했고 이에 달러가치는 급반등했다.

물론 이날 ECB가 내년 4월 부터는 양적완화 규모를 기존 월간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감축키로 하면서 장 중 한때 유로화가치가 전일 대비 1%가까이 치솟고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후 시장에선 양적완화 규모 보다는 양적완화 기한 연장에 더 집중하면서 유로가치는 다시 급락했고 달러는 급반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로 한 것은 양적완화의 급격한 축소나 양적완화 종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 차원은 아니다”고 밝힌 것도 ‘달러 강세 vs 유로 추락’의 흐름을 거들었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시 양적완화 규모를 다시 확대할 수 있고 기한을 더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결과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한국시각 9일 오전 5시23분 현재 1.0614달러로 추락했다. 이는 전일 대비 1.3%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지난 6월23일 브렉시트 결정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날에는 1.0761달러를 기록했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에 달러 대 유로화 가치가 1대1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고 도이치방크는 “내년 중 달러 대 유로화 가치가 1대 0.95수준으로 역전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ECB의 파격적인 행보로 미국 달러가 뛰고 유로화가 추락하자 달러 대비 엔화가치도 소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이 전날의 113.79엔 보다 약간 높은 114.03엔을 나타냈다. 그러나 큰 폭의 상승세는 아니었다. 달러-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달러-엔 환율은 다음 주 13, 14일(미국시각) 열릴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이번 FOMC 회의에서 내년 금리전망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따라 엔화환율은 더 오를 수도 있고 주춤거릴 수도 있고 반락할 수도 있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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