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시장달래기는 트릭에 불과, QE축소 달라지지 않을 것"

미국 일각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시장을 “속이고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이하 미국시각) 미 월가에선 버냉키 의장의 “진짜 의중이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버냉키가 지난달 18일엔 “현재 미국 경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양적완화(QE, 돈풀기정책)을 축소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10일엔 “현재 미국은 낮은 인플레이션, 불완전 고용, 완전치 못한 재정문제 등으로 강력한 부양기조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불과 3주 만에 말을 완전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아시아증시는 물론 미국과 유럽증시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잠시 보류된 것으로 판단, 일제히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같은 버냉키의 ‘갑작스런 반전’을 둘러싼 월가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월가의 Fed전문가인 ‘그렉 아이피’는 “Fed가 (양적완화에 올인하던) 예전으로 회귀했다”고 밝힌 반면 일부 투자은행(IB)과 언론은 “버냉키는 달라진 게 없다”며 “그들은 예정대로 9월쯤 양적완화 축소정책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버냉키는 양적완화 축소 내용의 핵심인 ‘자산매입축소’와 ‘긴축’이 다르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켜가며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시키려 애쓰고 있다”면서 “그의 양적완화 축소의지엔 변함이 없다”고 역설했다.
 
마켓워치는 시지프스 신화까지 들먹이며 버냉키의 저의를 의심했다. “자산매입 축소를 의중에 둔 버냉키가 지금 시지프스의 돌을 들었다 놨다하면서 시장을 안도시키고 있다”며 “이 또한 양적완화 축소로 가기 위한 치밀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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