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노선에 조목조목 반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펜실베니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동영상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트위터의 제왕’은 36시간이 지나도록 아무 말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얘기다.

블룸버그는 14일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트위터짱(Tweeter-in-chief)’의 반응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블룸버그의 지적이 아니라도 이번 회의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은 매우 주목되는 일이었다.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트럼프 당선인은 심지어 새벽까지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 여기에는 중요한 국가 정책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둘째, 그는 Fed와 재닛 옐런 Fed 의장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Fed가 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한 것은 15일 새벽 4시(한국시간)다. 이로부터 36시간이 되는 16일 오후 4시가 되도록 트럼프로부터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가 트위터를 잊은 것도 아니다. 이 시간 동안 그는 6개의 글을 올렸다.

옐런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평행선을 가고 있는 자신의 정책기조를 여러 차례 재확인했다. 절대 고분고분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연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4년 임기는 의회로부터 보장받은 것으로 다 채울 것이며, 2024년까지의 Fed 이사 임기도 모두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완화시키려고 하는 도드-프랭크 금융건전법에 대해서도 “핵심 내용은 중요한 것들”이라고 강조하고, 4% 성장률 달성과 재정 투입 필요성 등 모든 분야에 대해 비판적인 소신을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지금까지 모습대로라면,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재반격할 법 한데 아무런 말이 없다.

그의 침묵에 대해 몇 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우선, 너무 바빠서다. 36시간 동안 트럼프가 올린 내용을 살펴보면, 16일 펜실베이니아, 17일 앨라배마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한다.

하지만 까칠한 성격이 어디 갈 정도는 아니었다. 배니티 페어라는 대중문화 전문지에 대해 “재능도 없고 곧 사라질 것”이라는 악담을 퍼부었고, 러시아가 해킹으로 자신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그동안 뭐했으며 힐러리가 지고 나니까 문제가 되나”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Fed와 옐런 의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어떻든 Fed의 이번 금리인상이 자신의 그동안 주장과는 일치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옐런 의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돕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비난했었다.

세 번째 이유는, 중앙은행에 시비를 걸어서 도움될 일이 별로 없음을 깨달았을 가능성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에도 옐런 의장을 해임할 권리는 없다. 연임시키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유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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