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줄이고 출산 늘리려면 육아 휴직제도 확산 시급

▲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최근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크게 증가하면서 워킹맘의 육아와 가정, 직장을 단절 없이 매끄럽게 연결하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이 육아와 가정의 굴레를 벗어나 일(직장)에 매진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최근 통계 발표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성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이 1.24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이것이 2.1 수준은 되어야 현재의 인구가 유지될 수 있는데 턱없이 미치지 못하면서 '인구절벽'의 공포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는 염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한국의 여성 출산율이 유독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도 문제다. 2015년 현재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이 1.7이고, 한 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했던 중국이나 저출산 국가로 유명한 일본에 비해서도 낮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니 더욱 큰일이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요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워킹맘이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매년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직장 초년병으로 회사에 들어오지만 결혼과 출산이라는 벽에 부딪혀 일과 가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경력단절이 보편화되고 출산율마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가사를 분담하고 특히 여성이 출산을 했을 때 육아를 동등하게 부담하는 사회적 환경만 조성돼도 워킹맘의 설 자리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년 1월 1일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한다고 최근 발표해 신선한 자극제가 됐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긴 1년을 남성이 육아휴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우리나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7%만이 남성이라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유럽 등에서는 20~3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육아는 여성의 책임이다는 선입견과 경력에서의 불이익,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 등이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자리할 것이다.

롯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성 직원들은 배우자가 출산을 하면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는 한편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남녀 모두 휴직 첫 달은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런 남성 육아휴직제도와 통상임금 지급이 다른 그룹들에도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통상임금 지급기간을 더욱 늘려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에도 차질없이 적응해 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차제에 사회적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회식을 줄이고 초과근무를 없애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 정착이나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탄력적인 근무환경 도입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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