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과 경제지표 악화에도 환율 소폭만 조정...다시 흐름 달라질지 주목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6일(미국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가치 급등세가 꺾였다. 중국과 미국간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데다 달러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이 달러가치 흐름을 하락세로 돌려 세웠다.

달러가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그간 거침없이 솟구쳤던 달러-엔 환율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달러 절하 폭과 엔화환율 하락 폭이 크지 않아 주말 이후의 환율 동향이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02.85로 0.24% 하락했다. 미국 연준이 지난 14일(미국시각) 기준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3차례 정도 더 올리기로 하면서 달러가치는 이틀 연속 무섭게 오르다가 이날 살짝 하락했다.

이날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함이 영토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수중조사 활동을 벌이던 미국 해군의 무인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갑자기 미국증시가 하락하고 달러가치도 약세를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연이어 중국의 비위를 건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0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군대가 미국의 장비를 나포하자 양국간 긴장관계가 급격히 조성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미국은 중국에 나포된 드론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양국간 관계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달러 보유자들이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 내면서 달러인덱스가 숨고르기를 연출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달러 하락세와 맥을 같이했다.

미국의 11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109만 채로 전월 대비 18%나 감소하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7%로 낮춘 것도 달러 숨고르기 요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무더기 악재에도 달러가치가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은 주시해야 할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주말 지나고 나면 달러 흐름이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쏟아냈다. 그러나 또다른 일각에선 금리인상이 이뤄지고 내년 금리전망 까지 나온 상황에서 숨고르기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미국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 발언을 쏟아 내면서 달러가치 하락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미국 연준에 따르면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년엔 연준의 긴축 신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고,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도 “연준이 계획보다 빨리 금리를 정상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어쨌든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글로벌 대표 안전통화로 분류되는 일본의 엔화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7.9엔 선으로 하락했다. 이는 전날의 118.14엔 보다 낮아진 것이다. 달러-엔 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절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달러가치 하락은 달러 대비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절상도 유발시켰다.

이날 달러 대비 유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유로 환율은 1.0433 달러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전날의 1.0416달러 보다 높아졌다.

또한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파운드 환율 역시 1.2479달러로 전날의 1.2425달러 보다 절상됐다.

이제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20일 열릴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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