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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장관들, 핵심 벗어난 얘기 그만했으면...대내외 경제 상황 위중...경제 위험요인 근본 치료에 역점둬야
최원석 기자  |  choiup82@choi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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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8  05: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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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본주택 개관에 몰린 시민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외람된 얘기일지 모르나 우리나라 경제 장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경제가 위중한 시기에 막연한 말 좀 그만했으면 한다. 정부는 “돈 풀어 경기 부양하겠다”는 초보적 수준의 약속 말고 구체적인 처방전을 제시해야 한다. 가계부채는 어떻게 줄여갈 것이며 부실기업은 어떻게 정리해 나갈 것인지, 신성장 산업은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그리고 취업난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등 손에 잡히는 내용으로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껏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정책은 대부분 언 발에 더운 물 살짝 끼얹는 식이었다. 툭하면 재정을 조기에 투입한다거나 추경을 편성에 쏟아 붓겠다는 약속이 많았다.

그런 말은 누군들 못하겠는가. 국민 혈세 들여 경제 살리겠다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국민들이 원하는 답은 그런 게 아니다.

국민들은, 구체적으로 우리 경제의 암덩어리들을 어떻게 제거해 나갈 것인지를 듣고 싶어 한다. 미국 금리가 뛰면 한국의 어느 분야가 어려워질 것이니 어떤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 제2의 대형 부실을 막기 위해 어떤 선제적 대책을 마련하는지를 보고 싶어 한다. 청년 실업률이 8%를 넘어선 지금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묘수를 찾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옥죄어 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리고 중국이 사드 보복을 해 오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도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서도 우리의 경제 수장들은 많은 말을 쏟아내고 있다. 예컨대 유일호 경제 부총리는 “재정을 투입해 경기 후퇴를 막겠다”고 했다. 각 부처에겐 남은 예산 집행을 철저히 준비해서 연초부터 주요사업에 배정된 예산을 집행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쁜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돈 써서 경제 살리겠다는 말 말고 다른 할 말은 없는가.

그간 우리 정부는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을 제때에 하지 못해 이제 와서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진해운은 청산될 운명에 처해 있다. 당국이 진작 구조조정을 강행했더라면 이렇게 우리의 대표 해운기업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른 해운사와의 통폐합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도록 했을 수도 있다.

지금 우리 산업계에서는 소위 좀비기업 수가 급증하고 있다. 돈 벌어서 이자도 못내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을 방치하면 국내 주요 산업이 망가질 뿐더러 금융시스템에까지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이들이 더 망가지기 전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해줘야 하는데 경제 수장들이 이들을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자주 하지 않아 실망스럽다.

가계 부채도 1300조원에 이를 때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묻고 싶다. 그간에는 툭하면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며 안주해 왔다. 그러다가 이제 와서 위험수위에 도달해 있다며 뒷북치기 단속을 하고 있지만 정책은 먹혀들지 않는다. 지난달에도 은행 가계부채만 8조8000억원이 늘었다. 적기에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치 못한 것이 오늘날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이게 다 정책 당국자들이 힘들고 험한 일은 기피해 온 탓이다.

과거 가계 부채가 500조, 600조원일 때도 우리는 “위험수위”라며 걱정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1300조원 수준으로 급격히 늘어나 우리 경제의 최대 위협요인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책 당국자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 “재정을 풀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손쉬운 얘기들만 남발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처지가 아주 다급하다. 미국이 지난 14일(미국시각) 기준금리를 올린데 이어 내년에도 3차례 정도 더 올리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신흥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채권시장이 위협받고 있고 한국에서도 금리폭탄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크레딧 스위스가 “금리 공포 속에 한국의 주택시장에 긴박한 위험 요소가 닥치고 있다”고 진단한 것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다시 말하건대 지금 우리 경제는 원론적인 대책만을 논할 그런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미국이 금리인상 가속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상 다급한 대책이 필요하다.

과거를 돌아보자.

1994년부터 미국은 기준금리를 격하게 올렸다. 그러자 1997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는 외환위기가 닥쳤다. 미국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도 금리를 격하게 올렸다. 그 결과 2007년에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또 다른 금융위기가 유발됐다.

그런 미국이 이번에 또다시 기준금리를 과격하게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당장 신흥국이 긴장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다급해졌다. 한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다급해졌다. 한국의 채권시장 관리가 다급해졌다. 한국의 부실기업 관리가 다급해졌다. 지금 한가하게 모니터링만 강화하고 응급처치만 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응급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처와 함께 우리 경제의 암덩어리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엄중한 대책이 병행돼야 할 시기다.

다행히 미국의 다음번 금리인상 유력 시기는 내년 6월쯤이 아니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리고 비록 탄핵 기간이지만, 대선정국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경제정책 당국이 애국의 심정으로 헌신적인 정책을 집행할 시간은 남아 있다고 본다. 더 큰 위기가 닥치기 전에 막판 투혼으로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 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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