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출신 허세 벗고 KB사장으로 눈높이 낮춘뒤 회장 자리 거머쥐어

임영록 전 기획재정부차관이 12일 KB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면서 그를 둘러싼 ‘전화위복’스토리가 화제다.
 
13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영록 회장은 지난 노무현 정부때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다. 특히 노무현 정부시절엔 강원도 출신들이 잘 나가던 때였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실세로 부각되던 때였다. 임영록 전 차관 또한 강원도 출신이다. 그러나 임 전 차관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앞길이 막막해졌다. 차관자리에서 물러나고 보니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획재정부 출신 중 노무현 정부에서 차관 또는 차관급을 지낸 3명이 이명박 정부초기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김석동 전 차관과 임영록 전 차관, 그리고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그들이다. 특히 김성진 전 청장은 조달청장에 오른 뒤 불과 6개월 만에 정권이 바뀌는 바람에 옷을 벗어야 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이들 3명이 나란히 취업을 하지 못하자 경제계 일각에선 이상한 얘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노무현 정부 때 잘 나가던 사람들이다 보니 이명박 정부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가 그것이었다. 그 후 김석동 전 차관은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거쳐 금융위원장을 지냈지만 전주고 출신인 김성진 전 청장은 끝내 아무자리에도 기용되지 못했다. 특히 김 전 청장은 훗날 한국투자공사 사장 후보로 1순위에 추천됐으나 최규하 전 대통령 아들 최종석씨에 밀려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그 후 김성진 전 청장은 지금껏 아무자리에도 기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임영록 전 차관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섰다. 그의 경기고 선배인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려오자 KB금융지주 사장 자리를 맡아 어 회장 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또한 이를 두고 항간에선 “기획재정부 차관까지 지낸 사람이 금융지주 회장자리도 아니고 고작 사장자리로 갈 수 있느냐”며 비아냥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실속을 챙겼고 약 3년의 인내 속에 드디어 KB금융지주 회장이라는 금융계 간판 그룹 수장자리를 꿰차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김성진 전 조달청장은 “임영록 회장은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자리에 올라섰다”며 “그의 성공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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