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들조차 글로벌 제약시장의 저성장 시대를 맞아 체면 대신 실리를 찾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세계 제1위 제약사인 화이자가 자사의 대박상품인 비아그라의 특허가 끝나 제네릭(복제약)이 쏟아져 나오자 서울제약이 필름형태로 개발한 복제약 ‘불티스’를 사다 비아그라 이름을 달아 파는 게 대표적 사례다.

많은 개발비를 들여 새로 필름형태 제품을 만드느니 굴욕적이겠지만 매출 400억원 규모인 국내 50위권 영세 제약사의 제품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화이자가 토종제약사 완제품을 들여와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는 일은 처음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5~10여년간 수억달러를 들여 연구를 해야하는데다 성공확률도 1만분의 1정도에 불과한 대형 신약 개발대신 돈이 적게 드는 복제약 시장에 뛰어드는가 하면 타사 의약품을 사다 파는 상품판매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블록버스터급 신약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는데다 신약 출시는 크게 줄어 돈벌이가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신약매출 공백을 복제약 개발과 사업 다각화로 메운다는 전략인 것이다.

13일 제약시장 조사기관인 IMS가 전망한 글로벌 제약시장성장률을 보면 2006~2011년 사이 연평균 8%였던 성장률이 2011~2016년에는 4%대로 반토막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R&D투자를 줄이고 아웃소싱, 복제약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글리벡’으로 10년동안 돈을 쓸어모은 노바티스는 최근 화이자의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기 위해 임상 3상에 착수했다.

다국적제약사간에도 타사 의약품의 특허가 끝나면 곧 바로 복제약을 내놓는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 한화케미칼, LG생명과학, 대웅제약, 셀트리온도 개발하고 있다.

제네릭 시장 진출을 위해 아예 제네릭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있다.

화이자는 브라질의 제네릭 제약사 테우토 브라질레이로 S/A를, 사노피아벤티스는 체코의 젠티바, 브라질의 메들리를 인수했다.

미국계 다국적제약사 머크는 최근 삼성에피스와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과 상용화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머크는 이에 앞서 한미약품의 고혈압 개량신약 아모잘탄의 해외판권을 샀으며 '코자XQ'라는 브랜드로 16개국에서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에 들어간다.

글로벌경제위기는 세계 의약품 수요에도 마이너스 영향을 미쳐 제약산업의 효율화, 최적화를 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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